[고규홍의 식물이야기] 수련과 연꽃, 그 신비로운 생명력

국민일보

[고규홍의 식물이야기] 수련과 연꽃, 그 신비로운 생명력

입력 2010-07-05 17:51

기사사진


연못이 아름다운 건 고인 물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이 있어서다. 수련과 연꽃이 그 대표적 식물이다.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기 쉽지만, 기본 특징만 알아두면 수련과 연꽃은 구별할 수 있다. 잎사귀부터 다르다. 수련과 연꽃은 모두 잎사귀가 둥글고 널찍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수련의 잎은 수면에 붙어서 떠있지만, 수련 잎보다 큰 연꽃의 잎은 물 위로 1m쯤 솟아올라와 바람에 하늘거린다. 또 물 위에서 늘 젖어있는 수련 잎과 달리 연꽃잎은 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바짝 마른 상태인 것도 다른 점이다. 특히 투명구슬처럼 송골송골 맺혀서 구르는 연잎 위의 이슬방울은 여름 연못 풍경사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꽃의 생김새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연꽃은 물 위로 훌쩍 올라온 잎 사이로 꽃자루가 올라오고 그 끝에서 한 송이씩 핀다. 그러나 수련의 꽃은 물 위에 꽃봉오리만 살짝 내밀고 동동 뜬 상태로 피어난다. 또 연꽃의 안쪽에는 원추를 뒤집은 듯한 독특한 모양의 꽃받기(花托)가 두드러지는데, 수련 꽃에는 노란 꽃술만 화려할 뿐이다.

흔히 수련이 물 위에 붙어서 피어난다 해서 ‘수’를 물 수(水) 자로 착각하기 쉽지만 잠잘 수(睡)가 맞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입을 닫는다는 특징을, 이른 아침에 기지개를 켜고 피었다가 해 지면 잠을 자는 꽃이라고 본 것이다.

개화 시기도 다르다. 수련 꽃은 5월부터 피어나 6월 중순 지나면 서서히 떨어진다. 그리고 햇볕 뜨거워지는 7월이 되어야 연꽃이 피어난다. ‘봄 수련, 여름 연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생명력이 뛰어나다는 점은 연꽃과 수련의 공통점이다. 번식력이 뛰어난 수련은 연못에 내린 뿌리가 금세 퍼져, 한두 해만 지나도 온 연못을 수련으로 뒤덮는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다른 수생식물이 자라기 힘들 만큼 왕성한 번식력이다.

생명력이 왕성하기는 연꽃도 마찬가지다. 특히 연꽃의 씨앗은 천년을 넘어서도 싹을 틔울 만큼 신비롭다. 1951년 일본의 한 식물학자는 도쿄대 운동장 지하에서 2000년 전에 맺혔던 연꽃의 씨앗을 발굴해, 이듬해에 이 씨앗에서 싹을 틔우는 데에 성공했다. 이뿐 아니라 2002년에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중국에서 500년 묵은 씨앗에서 싹을 틔웠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의 함안군 성산산성에서 발견한 700년 전의 연꽃 씨앗에서 싹을 틔우는 데에 성공했다. 도무지 헤아릴 길 없는 게 식물의 놀라운 생명력이다.

천리포수목원 감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