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박영범] 중고령자 고용 촉진을 위해

국민일보

[경제시평-박영범] 중고령자 고용 촉진을 위해

입력 2011-06-12 17:43

기사사진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65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1.3%인 542만명이다. 당초 정부 예측치보다 6만명 늘어난 수치다. 전국 230개 모든 시·군·구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가 됐고 35.7%인 82개의 시·군·구가 노인 인구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됐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18년 만인 2018년에 65세 인구 비율이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사회에 들어간 이후 일본은 24년, 미국은 72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이런 추세로 가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가 될 것이다. 14세 이하의 유소년 인구는 2010년 778만7000명으로 5년 전에 비해 13.3% 감소했다. 2010년 현재 30대 100명 중 29명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2005년에는 100명 중 22명이 미혼자였다.

인구가 고령화되면 연금제도, 국가재정계획 등 중장기적 경제운용의 틀을 다시 짜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현재 4%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16∼2026년에는 2.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저하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고령인구를 포함한 현재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중고령자는 한번 실직하면 재취업이 어려워 직장 잡기를 포기하거나 열악한 일자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 60대 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07만원, 취업률은 18.8%에 불과하다.

60대뿐 아니라 많은 40, 50대들이 직장에서 퇴출돼 비정규직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현재 40대 말에서 50대 중반인 1963년생부터 1955년생 사이의 베이비붐 세대는 700만명이 넘고 있는데, 이 중 상용직 근로자 200만명 정도가 기존 직장에서 은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노동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인 알바몬에 따르면 2007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4년간 50대 이상 구직자가 5.4배, 40대 구직자가 4배 증가했다.

지난 6월 10일 베이비붐 세대 등 고령자 고용촉진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도출된 것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에 따른 가장 현실적인 핵심 현안인 고령자 취업에 대해 노사정이 공동대처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노사정이 합의한 임금피크제 활성화, 퇴직경로 다양화, 점진적 퇴직모형 발굴 및 확산 등 주된 일자리에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 개선 강구나 중고령자에게 적합한 일자리 개발, 사회공헌형 일자리 발굴, 전직지원 서비스 및 창업지원 강화 등 고령자 실직 시 다양한 조기 재취업 지원, 그리고 근로유인을 촉진하기 위한 국민연금 개편 및 퇴직연금 활성화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것이다.

핵심 쟁점의 하나인 정년연장 법제화에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정년연장 법제화가 반드시 고령자 고용 촉진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연령이 고용이나 취업에 차별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조직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고령자 고용 촉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연공위주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나이가 많고, 회사에 들어온 지 오래됐어도 나이가 젊은 후배 밑에서 업무 지시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일하는 조직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특히 연공급 임금체계가 개선돼야 한다. 조직에 기여하는 바는 떨어지는데 연령이 많다고, 근속연수가 길다고 해서 급여를 많이 받는 임금체계가 오히려 중고령 근로자의 조기 퇴출을 촉진시키고 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 교수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