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송세영] SNS 규제, 부작용 우려 크다

국민일보

[뉴스룸에서―송세영] SNS 규제, 부작용 우려 크다

입력 2011-12-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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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SNS를 잘 모르거나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SNS 이용자들은 이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적 표현과 언론의 자유처럼 헌법에 의해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1일 ‘뉴미디어 심의전담팀’을 신설, SNS와 모바일 앱의 본격 심의에 착수한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게시물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한 뒤 불응할 경우 계정을 삭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SNS도 신속하고 광범위한 전파력을 갖고 있으므로 피해방지를 위해서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당이나 시민단체들은 현 정부에 비판적인 SNS를 길들이기 위해 사법적 판단도 거치지 않고 임의로 기본권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찬반을 떠나 SNS에 부작용이 존재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SNS는 포털보다 전파속도가 빠르면서도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영향력도 훨씬 더 크다.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뒤 정보를 검색하거나 열람해야 했던 포털과 달리 SNS는 이용자를 찾아다닌다. 자극적이거나 충격적인 내용일수록 더 빨리 더 넓게 전파된다.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됐던 여성 방송인 A씨의 동영상이 부작용의 단적인 예다. 선거의 경우 투표일 당일의 표심을 뒤흔들기 위해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SNS가 유일한 또는 압도적인 미디어는 아니다. 신문과 방송 등 수많은 전통 미디어들이 존재하고 이들 미디어는 전통적 플랫폼 외에 인터넷과 SNS도 뉴스 유통의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미디어의 정치적 이념적 스펙트럼은 다행히도 매우 다양해서 전부 다 한통속이라고 불신당할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SNS에서 유통되는 허위 기만성 정보는 전통 미디어를 통해 어느 정도 교정이 가능하다.

SNS가 완전하진 않지만 집단지성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공간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거짓 정보가 SNS에서 잠깐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더라도 집단지성에 의해 곧 교정된다. SNS의 집단지성은 정치적·이념적 편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좌우되지도 않는다. 대기업 최고경영자나 집권 여당 정치인들 중에도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많다. 시류에 따라 쏠림 현상이 나타나긴 하지만 SNS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은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힘들다.

중요한 점은 SNS 자체를 폐쇄하지 않는 한 SNS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포털 서비스의 경우 포털만 규제하면 얼마든지 조치가 가능했다. 포털에 게시물 삭제를 요구하고 실시간 검색어에도 뜨지 않도록 조치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SNS에서는 각각의 이용자들이 모두 포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최초 유포자를 찾아내 규제한다 해도 별 효과가 없다. 트위터의 경우 하나의 글이 화제가 되면 짧은 시간에 수만명이 리트윗을 통해 재전송하는데 리트윗하는 이용자의 계정을 모두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11년 12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SNS 규제 논란은 한국언론사에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미래의 언론학도들은 이 즈음 한국에서 벌어진 뜨거운 논란에 대해 공부하면서 언론의 자유와 뉴미디어에 대해 고민하게 될지 모른다. 2011년 12월의 한국을 언론자유와 뉴미디어 확대의 전환기로 평가할지, 암흑기로 평가할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송세영 사회부 차장 sysohng@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