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운현궁 양관’] 낭만적인, 비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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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건축-‘운현궁 양관’] 낭만적인, 비극적인

입력 2012-06-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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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의 사저 운현궁은 조선시대 천문일을 보던 서운관(書雲觀) 앞의 고개에 자리 잡아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문화원, 운현초교 일대까지 땅이 넓었으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쪼그라들었다. 이 중 노안당 노락당 이로당과 부속건물은 서울시가 관리하고, 언덕 위의 양관(洋館)은 덕성여대가 쓰고 있다.

잘 가꿔진 정원 사이로 모습이 드러나는 흰색 건물은 낭만이 흐르는 궁전 같다. 1907년 일본인 가타야마 도쿠마가 당시 유행하던 프렌치 르네상스 양식에 기교를 많이 부렸다. 함석지붕, 원형기둥과 아치, 발코니의 철제 장식, 지붕 있는 현관이 그렇다.

양관은 구한말의 슬픈 유산이다. 일제가 왕족을 회유하기 위해 대원군의 손자 이준용에게 지어준 것이다. 왕족으로서 이준용의 삶이 누추한데다 대원군 아버지의 사당을 철거한 자리에 세웠으니 그가 즐겁게 머물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근래들어 ‘궁’이나 ‘더킹투하츠’처럼 멋진 드라마와 패션화보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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