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존 박] 빈곤퇴치 기여금, 아프리카 밝힌다

국민일보

[기고-존 박] 빈곤퇴치 기여금, 아프리카 밝힌다

입력 2012-09-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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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가수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던 나는 그의 수많은 명곡들 중에서도 유독 ‘Heal the world’라는 노래를 즐겨 듣곤 했다. 아름다운 멜로디에 어우러지는 마이클 잭슨의 달콤한 가창력도 매력적이었지만 노래에 담겨 있는 보다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따뜻한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 노래의 영향 때문일까? 봉사와 나눔에 대한 관심은 늘 내 가슴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나는 외교통상부로부터 ‘국제빈곤퇴치 기여금’ 홍보대사 제의를 받으면서 이 제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아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제도를 잘 모를 것이다. 국제빈곤퇴치 기여금은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료에 1000원의 기여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질병으로 아파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2007년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홍보대사를 하면서 알게 된 아프리카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약만 먹으면 쉽게 나을 병도 아프리카에서는 의료시설과 치료약, 의료인력이 부족해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의하면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4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3대 질병인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다. 국제사회와 NGO에서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보다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국제빈곤퇴치 기여금의 존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우리에게 1000원은 작은 돈일 수 있지만 아프리카에서 100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기 때문이다.

1000원으로는 5명의 어린이가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할 수 있고, 시력상실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비타민A 캡슐을 80개나 구입할 수 있다. 또 설사로 죽어가는 어린이 1명의 생명을 살리는 링거액을 구입할 수도 있으며 5ℓ의 물을 정화할 수 있는 수질정화제 70개를 구입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게 도울 수 있다.

국제빈곤퇴치 기여금 제도를 통해 차곡차곡 모이는 소중한 기여금은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약 150억원 규모다. 이 돈은 주로 보건교육 및 의료시설 확보 등 NGO의 아프리카 질병퇴치 사업에 사용된다. 그리고 국제의약품 구매와 세계백신면역연합 등에 지원되기도 한다.

국제빈곤퇴치 기여금으로 생명을 살린 사례도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아감비아라는 한 소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증 말라리아에 감염돼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 그런데 국제빈곤퇴치 기여금의 도움으로 꾸준히 말라리아 치료를 받고 마침내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아감비아 외에 수없이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국제빈곤퇴치 기여금을 통해 새로운 삶의 빛을 찾았을 것이다.

이렇게 의미 있는 제도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다. 국민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관심을 보이듯 아프리카를 밝히는 국제빈곤퇴치 기여금에 관심을 갖고 응원을 보낸다면 앞으로도 제도가 꾸준히 운영될 수 있고, 아프리카는 희망의 꽃을 틔우게 될 것이라 믿는다.

자신을 괴롭히던 질병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행복해하는 아감비아의 모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를 흥얼거려본다.

존 박 가수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