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건축-‘한국의 집’] 박팽년과 임창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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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건축-‘한국의 집’] 박팽년과 임창순의 공간

입력 2012-10-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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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퇴계로 남산한옥마을 초입에 자리잡은 한국의집은 음식드라마 촬영이 자주 이뤄지는 곳이다. ‘식객’과 ‘신들의 만찬’이 이곳을 배경으로 현란한 요리의 경연을 펼쳤다. 전통체험장의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중정(中庭)에서는 전통혼례도 올린다.

한국의집은 조선시대 사육신이었던 박팽년(1417∼1456)이 살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관저로 쓰이고 정부 수립 후에는 영빈관으로 사용되는 동안 원형을 잃어 1981년에 대목장 신응수가 경복궁의 자경전을 본떠 새로 지었다. 본채인 해린관 외에 사랑채 소화당 등 부속건물을 들여 반가(班家)의 분위기도 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글씨의 향연이다. 소헌 정도준, 원곡 김기승 등 서예가들의 글씨도 있지만 주인공은 청명 임창순(1914∼1999) 선생이다. 한껏 기교를 부려 ‘聽雨亭’ 현판을 달고는 그 밑에 서거정이나 이서구 같은 문필가의 시를 찾아 주련에 풀었다. 한국의집은 500년을 사이에 둔 학자, 박팽년과 임창순의 공간이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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