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발견] (1) 사자머리 손잡이

국민일보

[디자인의 발견] (1) 사자머리 손잡이

입력 2013-01-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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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터넷을 포털 사이트로 시작하곤 한다. ‘포털(portal)’의 의미는 원래 ‘대문’과 다를 바 없다. 공동주택이 늘어나면서 주택가 골목에서나 간혹 만나는 대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사자머리 모양의 손잡이다. 예전에는 철판을 절곡해서 만든 초록색 대문에 한 쌍으로 자리 잡았고 도시형 한옥의 목재 대문에서도 볼 수 있다. 수년 전에 사라졌을 법한데 지금도 심심찮게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전통 문손잡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것이 정말로 한국의 전통적인 디자인은 아닐 것이다.

1∼3세기로 추정되는 시기에도 사자머리 모양의 청동 손잡이가 있었으니 오래된 장식인 것은 분명하다. 로마에서 사용되었다는 그것이 어떻게 국내에서 1970년대에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확인하긴 어렵다. 오래전부터 굵은 손잡이를 꽃 장식 철물과 결합하여 사용해왔던 것을 어떤 이가 사자머리 모양으로 대체했다고 짐작할 뿐이다. 집을 지키는 의미가 있겠으나 해치나 호랑이가 아닌 사자라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

그럼에도 “탕탕!” 대문을 두드려 방문을 알리는 과정은 운치 있는 디자인이다. 문패도 없이 번호만 부착된 강철문의 이미지도 그렇거니와 카드 키의 삑삑대는 전자음은 방범 기능에 충실함을 보여준다. 출처가 분명치 않은 사자머리 장식이지만 이 손잡이는 드나드는 과정의 정서가 담긴 대문을 떠올린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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