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조선 최고의 건축, 종묘 지붕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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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조선 최고의 건축, 종묘 지붕의 선

입력 2014-05-02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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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보는 종묘는 선으로 나타난다. 중심건물인 정전은 지붕의 긴 선과 양편 낮은 층의 짧은 선으로 구성됐고, 화강암 월대 건너 공신당은 단조로운 일자선으로 이뤄졌다. 남문을 들어서면 계단 위의 마당과 월대가 긴 선으로 들어오고, 정전의 처마와 기둥도 모두 선으로 들어온다.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은 조선 왕들의 안식처는 선의 조화를 통해 500년의 역사를 장중하게 담아낸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다.” 궁궐과 성전이 호사스러운 나라들과 조선이 다른 것은 바로 건축물이다. 경복궁과 창덕궁은 화려한 궁궐이 아니다. 그러면서 누추하지도 않다. 검소하면서 근엄한 궁궐 건축은 종묘에도 이어져서 장중하면서도 사치하지 않은 공간을 창출했다. 이 단순 장쾌한 공간연출은 1995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독특하고 아름답다.

조선 최고의 건축인 종묘는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땅에 그은 사각형 선들이다. 정전 지붕의 선들로 이루어진 긴 사각형은 월대와 마당에서 계속된다. 남문과 공신당 지붕으로 이어진 사각형은 모든 선을 감싸 안은 커다란 사각형 담장에서 완결된다. 부귀영화도 그 선 안에서 사라지고 평화만이 남는다. 이 평화스러운 공간에서 5월 4일 오후 4시30분 종묘대제가 거행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종묘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특별전을 29일부터 8월 3일까지 열고 있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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