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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잊었던 지도자의 온기

오열한 5·18 유족 다독인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17-05-18 14:25 수정 2017-05-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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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1980년 5월18일생 유족 김소형씨를 끌어안고 위로하며 다독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 무력진압으로 아버지를 잃은 1980년 5월 18일생 유족을 끌어안았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추도문을 낭독하며 오열한 유족을 예정에 없이 쫓아가 다독이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회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객석 가장 앞줄 중앙 지정석으로 돌아갔다. 곧바로 이어진 식순은 김소형씨의 추도문 낭독이었다. 김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계엄군의 총칼에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뒤 이듬해 5월 전국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같은 달 17일 계엄령을 선포했고, 이튿날 광주로 공수부대를 투입해 항거하는 시민들에게 발포했다. 헬기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한 증언과 증거도 나오고 있다.

김씨는 그날 밤 광주에서 태어났다. 당시 29세로 전남 완도에서 일했던 아버지는 딸의 출생 소식을 듣고 광주로 달려갔지만 결국 공수부대에 희생됐다. 김씨는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들고 흐느끼며 추도문을 낭독했다. “철없었을 때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행복하게 살아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 이제 당신보다 더 큰 나이가 되고 나서야 당신을 부를 수 있게 됐다”며 아버지를 불렀다.

문 대통령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김씨의 추도문을 들었다. 김씨가 추도문을 마치자 안경을 다시 쓰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를 모른 채 단상에서 내려가던 김씨를 뒤쫓았다. 김씨는 몇 걸음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품에 안겨 울었다. 문 대통령은 눈을 감고 조용하게 김씨를 다독였다. 다음 식순 진행을 위해 위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면서 김씨에게 짧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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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은 4년 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2008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남은 임기에서 국무총리에게 기념사를 넘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집권 첫 해인 2013년 기념식만 참석하고 그 뒤부터 불참했다. 두 대통령이 기념식을 외면하는 사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합창과 같은 엉뚱한 논란만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집권 ‘2호’로 지시한 뒤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유족을 위로하고 묘지를 참배했다. 기념사에서는 헬기사격 등 신군부 계엄군의 발포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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