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뷸런스를 대하는 특전사 출신 대통령의 자세…文 "나쁜 행동에 보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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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뷸런스를 대하는 특전사 출신 대통령의 자세…文 "나쁜 행동에 보상없다"

입력 2017-06-29 07:00 수정 2017-06-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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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코드원(공군 1호기)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해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로 향했다.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서다.

이어 2시35분쯤 문 대통령이 기자석을 찾았다. 사전에 예정돼 있던 기내 간담회를 위해서였다. 간담회를 시작한 지 채 10분도 안 돼 갑자기 비행기가 크게 출렁였다. 기자석에서도 “어, 어” 하는 짧은 비명이 나왔다. 터뷸런스(난기류)를 만난 거다. “자리에 앉아 달라”는 기장의 안내가 나왔고, 좌석 위 안전벨트 등에 불이 들어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수현 대변인, 권혁기 춘추관장 등 문 대통령 주변에 서있던 보좌진이 일제히 좌석 위 천장을 붙들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별다른 동요 없이 마이크를 잡은 채로 기자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윤 수석이 옆에서 문 대통령 팔을 조심스럽게 잡았고, 앞에서 질문하던 기자가 살짝 손을 잡아준 게 전부였다. 주영훈 경호실장이 “규정상 앉아 있어야 합니다”라고 만류했지만 문 대통령은 답변을 이어갔다.

결국 문 대통령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주 경호실장이 안전을 이유로 간담회를 종료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기장으로부터 터뷸런스가 10분 정도 더 이어질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첫 해외순방이라서 감회가 깊다”며 “조금 서두른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외교공백이 컸기 때문에 하루빨리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어쨌든 가서 성공하고 돌아와야 한다”며 “양국의 동맹관계를 더욱 튼튼히 하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공조 방안을 찾아내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우 정상회담에서 괴팍한 악수로 악명이 높다. 문 대통령은 “세계가, 우리 한국 국민들이 아주 관심 갖고 지켜보리란 걸 의식하지 않겠느냐”며 “아주 두 정상 간에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2단계 해법에 대해서는 “원샷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 한반도 평화체제가 한꺼번에 이뤄지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여러 가지 이행과정을 거칠 수 있고, 각 이행과정들은 하나하나 완벽하게 검증돼야 한다”면서 “서로 검증이 확실히 될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또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가진 또 하나의 입장은 나쁜 행동에 대해서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핵 동결을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입구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서 핵폐기에 이를 때까지 여러 단계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교환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계별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어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핵 시설에 대한 폐기 단계에 들어선다면 한·미가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궁극적으로 기왕에 만든 핵무기와 핵물질을 다 폐기하는 단계에 간다면 한·미가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부분을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만족시킬 방법이 무엇이냐. 답을 언론에서 주셔야 한다”며 “아직까지 대한민국 언론에서 그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 방안을 찾는 게 우리 과제이고 한·미 정상회담부터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제기 하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흑자를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데 미국의 적자는 한국에서 보는 게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 않다. 호혜적으로 발전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하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휴가 일정에 대해서도 국민적 관심이 높다. 문 대통령은 “휴가 계획을 세울 수는 없는데, 연차 휴가는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저와 외교팀의 노력, 나머지 절반은 언론에 달려 있다”면서 “새 정부의 첫 해외 순방이고 첫 정상회담인 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워싱턴=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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