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그녀'가 영풍제지 실화?…"실제 취재해 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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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그녀'가 영풍제지 실화?…"실제 취재해 극화"

입력 2017-07-28 16:04 수정 2017-07-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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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첫 회의 3배가 넘는 시청률을 누리고 있는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가 실제 내용을 근거로 해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설'이 돌고 있다. 중견기업 '영풍제지'에서 있었던 사건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포털 사이트에 '품위있는 그녀'를 검색하면 '실화'가 두 번째 연관 검색어로 따라붙는다. 

이 같은 의심에 김윤철PD는 "실제 백미경 작가가 취재를 하면서 작품을 썼다"고 답했다. 그는 "작가가 상류사회를 취재해서 극화한 드라마이며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품위있는 그녀'는 고아 출신 박복자(김선아)가 펄프회사 회장 안태용(김용건)의 간병인으로 들어간 뒤 인생 역전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안태용의 마음을 사로잡은 박복자는 대성펄프의 사모님이 된 뒤, 회사에서 두 아들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드라마에서 김선아가 재벌가로 입성하는 이야기가 중견기업 '영풍제지'의 당시 79세의 회장 이무진과 35살 여성 노미정과의 만남·결혼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재계에서도 드라마 이야기가 2012년 중견기업 '영풍제지'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증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79세였던 이무진 영풍제지 회장은 2012년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113만8452주(51.28%)를 35세 연하의 부인 노미정 부회장에게 넘겼다. 노미정 부회장은 이에 기존 보유 주식 9만6730주(4.36%)를 포함, 영풍제지 지분 55.64%를 확보하면서 영풍제지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간 재계에 이름이 알려진 바 없었던 노미정 부회장은 '현대판 신데렐라'로 묘사됐다. 

노미정 부회장은 2013년 재벌닷컴이 집계한 상장사 보유 주식 배당금 순위에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최기원에 이어 여성 중 5위를 차지했다.


이무진 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노미정 부회장에 대해 "원래 학교 일을 했어요.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기가 막히게 잘하죠. 아주 똑똑한 사람이에요. 머리가 기가 막힙니다. 회사 경영도 아주 잘해줄 거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노 부회장의 프로필에는 학력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고 백석대학교에서 대학원 수료한 것만 나와 있다.


이무진 회장의 장남 이택섭 영풍제지 전 대표가 2013년 3월 노미정 부회장을 검찰에 고소·고발하며 이무진과 노미정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고발장과 소장을 통해 밝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회장과 노미정은 2008년경 서울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이 호텔 피트니스클럽의 회원이었던 이 회장은 운동을 하기 위해 호텔에 자주 들렀는데 장남은 노미정 부회장이 이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미정은 회장을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 회장의 아이를 낳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고령에 정관수술까지 받은 회장의 아이를 갖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노미정은 불임클리닉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로 2008년 10월경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당시 회장은 부인이 있었기에 정자를 기증한 이 회장의 배우자 동의 없이는 시험관 시술은 불법이었다.


임신에 성공한 노미정은 2009년 7월 쌍둥이 남매를 출산했다. 2010년이 돼서야 부인은 남편의 외도와 쌍둥이 남매를 출산한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이 막내딸보다도 6살이나 어린 여자와 외도를 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에 두 번째 부인은 수면제 300알을 삼키며 자살을 시도했다.

병원 중환자실로 실려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퇴원 후에도 계속된 우울증에 그는 결국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됐다. 이무진 회장의 첫 번째 부인은 오남매를 낳은 후 이혼한 상태였고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는 자식을 낳지 않았다.


두 번째 부인이 세상을 떠난지 1년 남짓 지난 2011년 6월 노미정 부회장은 이무진 회장과 혼인신고를 한 뒤 시가 40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소유권을 증여받았다. 이후 이무진 회장은 영풍제지 주식 모두를 노미정 부회장에게 넘겼고 그렇게 노미정 부회장이 영풍제지의 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2015년 경영권을 포함해 영풍제지는 사모펀드인 큐캐피탈파트너스에 650억원에 넘어갔다. 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주당 250원이던 배당금을 2000원으로 책정해 고액의 배당금을 챙겼던 노 부회장은 대주주가 되고 난 뒤 총 7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노 부회장의 당시 월급은 1억4천만원에 달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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