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빠져 앉아있다" 이국종 교수, 세월호 침몰 당일 닥터헬리 영상 최초 공개

국민일보

"다 자빠져 앉아있다" 이국종 교수, 세월호 침몰 당일 닥터헬리 영상 최초 공개

입력 2017-08-10 11:04 수정 2017-08-10 11:08
취재대행소왱
유튜브 페이지 '세바시' 영상 캡쳐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세월호 침몰 당일 닥터헬리에서 찍은 영상을 최초 공개했다. 2014년 4월16일 구조선과 구조헬기는 가라앉는 세월호 주변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런 모습을 "자빠져 앉아있다"고 지적하며 "이게 우리가 자랑하는 시스템이에요"라고 비판했다.



7일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한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외상외과 교수는 응급환자 구조 현실 전반을 꼬집으며 세월호 침몰 당일 닥터헬리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국종 교수는 울먹이며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가는 게 이날 현장에서 저는 그때 11시반에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제가 배가 가라앉는 걸 제 눈으로 아무것도 못하고서 봤다고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헬기들이 왜 다 앉아있을까요. 우리 국보급 헬기가. 거기 앉아있던 헬기가 5천억원어치가 넘어요. 대한민국의 메인 구조 헬기들이 다 앉아있잖아요"라며 지적했다. 그는 "저만 비행하고 있잖아요. 전 말 안 들으니까. 처음 오픈하는 거예요, 제가"라고 밝혔다.


출동 준비가 완료된 구조선과 구조 헬기가 멈춰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배 보이세요? 떠 있잖아요 둥둥"이라고 가리키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174명의 학생의 모습을 보여주며 "전 이게 마지막인지 몰랐어요"라고 울먹였다.


이 교수의 헬기는 당시 산림청에 들어가서 급유를 받아야 했다. "구조·구급은 고사하고 가라앉고 있는데 기름 넣을 데가 없었다"는 그는 "거기 비행장이 몇 갠데 왜 기름이 안 넣어질까요? 왜 한국은 기름이 안 넣어질까요? 왜 그런 거 같아요?"라고 질문했다. 

"이게 우리가 만든 사회의 팩트라고요"하고 질문에 답한 이국종 교수는 "이때 그러면 여기만 나빠요? 해경만 나빠요?"라며 "이게 우리가 자랑하는 시스템이에요. 이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팩트예요. 어떻게 보면…리얼한 모습이에요"하고 답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사회의 시스템을 꼬집은 것이다.



세월호 당일 상황을 언급하며 울먹이던 이국종 교수는 세월호 침몰 3개월이 지난 뒤 현장지원에 나갔다가 복귀하던 소방공무원 5명이 순직한 사건을 말하며 또다시 울먹였다. 2014년 7월17일 강원도 특수구조단 소방 헬리콥터는 지원에 나가 복귀하던 중 광주광역시에서 추락했다. 

"그날은 그렇게 앉아 있다가 왜 나중에 비행을 시켜서 강원 소방의 우리 파일럿들 순직하게 만들어요? 파일럿들 비행 잘 한다고요. 이때는 자빠져 앉아있게 하다가 왜 나중에 비행을 시키냐고요 왜? 쓸데없이"라며 지탄했다. 당시 민가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한 기장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주위 사람들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해요"라는 그는 '어떻게 할까'하는 고민을 하다 이런 생각을 했다며 한 문구를 공개했다. "우리는 그냥 정책의 도구"라는 그는 "우리는 그냥 시키는 거 이렇게 하고, 정책이 가는 데까지만 가는 거예요. 헬기 띄우지 말자고 하면, 안 하면 그만이고요"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근데 끝까지 해보자는 게 저희 팀원들이거든요.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이렇게 해서 사회가 혹시라도 좀 더 발전하면 좀 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라며 강연을 마쳤다.

영상 (16분30초부터) ▼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