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업드림코리아 이지웅 대표] 지구촌 가난한 이들 위해 희망을 짓는다

국민일보

[예수청년-업드림코리아 이지웅 대표] 지구촌 가난한 이들 위해 희망을 짓는다

입력 2017-09-08 15:15 수정 2017-09-11 19:38
취재대행소왱
분명 재미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다. ‘에펠탑 앞에서 바게트 빵 먹기’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퐁듀 먹기’ 등등. 여행을 통해 경험하고 싶을 것들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1년간의 세계여행 중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은 전혀 엉뚱한 장면이었다.

이지웅씨가 6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서울 중랑구 겸재로 업드림코리아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씨 뒤로 회사 캐치프레이즈가 보인다. 신현가 인턴기자

인도에서 7~8살로 보이는 아이들이 배가 고파 길거리의 쓰레기를 주워 먹는 모습. 그 모습이 계속 떠오르고 가슴이 아려왔다. 한참을 고민했다. ‘하나님은 도대체 왜 이런 장면을 내게 보여주셨을까.’ 사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6일 서울 중랑구 겸재로의 업드림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이지웅(28)씨는 이렇게 지난 세계여행을 회상했다. 

“신앙생활을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을 때였어요. 왜 하나님이 보여주신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의아했죠. 결국 그 생각이 꼬리를 물어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일을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처럼 느껴졌고, 지금의 일을 하는데 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이씨가 대표를 맡은 업드림코리아는 소셜벤처로 캄보디아 아이들의 그림을 활용해 옷이나 모자를 제작하는 의류브랜드 ‘딜럽’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금으로 지금까지 캄보디아에 학교 한 채와 집 세 채를 지어줬다. 업드림코리아는 이씨가 대학생 시절 몸담았던 봉사모임에서 출발했다.

사실 그는 벤처나 창업에 관심이 없었다. 요트선수였으며 대학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했다. 지인들은 교사라는 안정적인 길을 왜 선택하지 않았느냐고 자주 묻는다. 

“나름 고심 끝에 택한 전공이었지만 재미가 없었어요. 졸업이 가까워 오면서 전공과 관련 된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봤지만 자신이 없었죠.”

진로에 대한 불안감은 삶의 의욕을 꺾었다. 그 때 이씨는 기도를 하지는 않았다. 매일을 술을 마시거나 클럽에 가는 등 방황을 했다. 

이지웅씨와 업드림코리아 직원들이 최근 캄보디아를 방문해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업드림코리아 제공

“신앙이 있는 집에서 자랐지만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하나님을 많이 의지하지 못했어요. 그 시기 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 그걸 꺼리로 친구들의 놀림이 심했죠.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죠. 건강하지 못했던 믿음상태는 대학생이 되서도 이어졌습니다.”

대학 4학년 때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 기적적으로 크게 다치지 않았다. 몸이 회복됐을 때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을 찾자.’ 그는 답을 얻으려 여행을 떠났다.

“돌이켜 보면 여행을 결심하게 한 것, 빈민가의 어린이를 만나고 계속 생각나게 한 것 등 모든 것에 하나님이 개입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귀국 이후의 일련의 과정들 역시 미래 계획해 놓으신 듯 했습니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 이씨는 여행기를 담은 책을 출판했다. 반응이 좋아 책은 3쇄까지 찍었다. 

“수익금으로 처음에는 아프리카의 빈민들에게 집을 주자고 생각을 했어요. 아프리카에 빈곤층이 많다는 보편적인 인식 때문이었죠.” 

그 시기 이씨는 해병대 ROTC로 경북 포항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한동대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겼고, 우연히 캄보디아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를 소개 받았다. 

“선교사님을 통해 대부분의 아프리카 나라보다 캄보디아의 국내총생산(GDP)이 더 낮고, 빈곤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

군 제대 직후인 2015년 7월 이씨는 직접 캄보디아로 갔다. 현실을 보고 싶어서다. 

“그곳의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교육이 필요하고, 머물 집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씨는 귀국 후 업드림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리고 딜럽을 론칭했다.

업드림코리아는 현재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상으로 생리대를 제공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저소득 청소년 대상 진로특강을 갈 때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으면 여학생들이 생리대 사는 게 부담된다고 하더군요.”

이씨는 ‘깔창생리대’ 논란 등을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계획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 중국·인도네시아·홍콩 등의 200여 곳을 알아본 끝에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생리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가 하나를 구매하면 저소득층에 하나가 자동 기부되는 방식을 택했다.

당초 이번 달부터 실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국내에서 유해 생리대 논란이 붉어지면서 조금 더 신중히 하기로 했다. 

“인체에 무해한 생리대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각종 검사를 의뢰해놓은 상태입니다. 완벽하게 무해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올해 연말 쯤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 청운교회(이필산 목사)에 출석 중인 이씨는 요즘 사업이 성장하길 기도한다. 

“저희 사업이 번창한다는 건 곧 이웃을 돕는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거니까요.” 

또 다른 기도 제목은 자신을 연단시켜 달라는 것. 

“저는 제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지 알거든요. 교만해지기 쉬운 사람이죠. 평생 하나님의 이름만을 높이며 이웃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제 기도를 들어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려요.”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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