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아는 개… 사람보다 옷 잘 입는 ‘펫셔니스타’

국민일보

멋을 아는 개… 사람보다 옷 잘 입는 ‘펫셔니스타’

입력 2017-09-13 13:39
취재대행소왱

‘뭘 좀 아는’ 반려견들이 등장했다. 멋을 아는 이들은 ‘패셔니스타’ 부럽지 않은 패션 감각을 뽐낸다. 주인이 입혀주는 예쁜 옷을 입는 게 전부가 아니다. 스타일링 콘셉트를 이해하기라도 하는 듯 옷 분위기에 따라 색다른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 앞에 선다.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은 펫셔니스타들은 패션계로 진출하기도 한다. 살바도르 페라가모, ASOS, 코치의 러브콜을 받는 반려견 ‘보디’의 인기는 국내까지 퍼졌다. 국내 브랜드 코모도 스퀘어와 공동 작업해 남성복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사람이 입는 옷을 보디에게 입혀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식이다. 펫셔니스타 따라잡기를 꿈꾸는 주인들을 위해 반려견 전용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도 생겨났다. 내 강아지도 펫셔니스타로 만들고 싶다고? 펫셔니스타로 거듭난 시바견 ‘보디’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사람보다 옷 잘 입는 개, ‘보디’

미국 뉴욕의 한 부부는 2013년 반려견으로 키우고 있는 시바견에게 셔츠를 입히고 넥타이를 맨 뒤 카디건을 걸쳐줬다. 장난으로 시작된 ‘옷 입히기’였지만 카메라 앞에서 빛이 나는 보디의 모습을 보고는 “이거다” 싶었다고. 패션 디자이너인 남편 데이브 펑은 보디의 패션을 담당했고,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내 예나 킴은 사진과 편집을 맡았다. 완벽한 조합을 뽐내는 이 부부는 이렇게 패션과 강아지를 접목해 ‘맨즈웨어도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남성복을 시바견에게 입힌 뒤 감각적이고 위트 있는 사진을 연출해 올리자 관심은 집중됐다. 카메라를 응시하고 스타일링에 맞는 표정을 선보이는 보디는 ‘사람보다 옷 잘 입는 개’로 통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패션 브랜드들의 러브콜도 잇따랐고 ‘맨즈웨어도그가 새로운 클래식을 선보인다’라는 책까지 출간했다.


보디를 시작으로 ‘강아지 모델’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반려견과 함께 패션 화보를 찍는 것이 익숙한 광경이지만 보디가 처음 패션계로 진출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강아지에게 사람 옷을 입히는 신선하고 독특한 발상으로 보디는 지금까지 펫셔니스타로 통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론칭한 치와와, ‘몬지로’


일본에서 사는 치와와 몬지로는 고급스러운 오뜨꾸뛰르를 선호한다. 200벌이 넘는 옷을 보유한 그는 셔츠, 베스트, 넥타이, 코트, 모자, 선글라스, 기모노까지 소화하지 못하는 옷이 없다. 몬지로가 입는 옷은 모두 Mon't라는 일본 반려견 패션 브랜드 제품이다. 오랫동안 양복을 만들어 온 몬지로의 주인이 직접 만든 작품이다.


재단사의 작품인 몬지로의 옷에는 세밀한 디테일이 숨겨있다. 작은 천에도 글씨가 써 있으며 일반 오뜨꾸뛰르와 다름 없는 정성이 돋보인다. 스타일 넘치는 몬지로는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의상을 입으며 모델 뺨 치는 포즈를 선보인다. 바둑을 두고 있는 몬지로를 보라. 지금 당장이라도 바둑알을 움직일 것 같지 않은가. 거듭 말하지만 이건 포토샵으로 만들어낸 사진이 아니다.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반려견


톰 브라운의 반려견 ‘헥터’는 2016년 가을/겨울 톰 브라운 컬렉션에서 ‘헥터 도그백’으로 패션계에 등장했다. 평소 톰 브라운은 동물 모양을 딴 가방을 선보여왔다. 이 가방은 2600달러(약 292만원)에 판매 중이다. 닥스훈트 헥터는 톰 브라운 스웨터 컬렉션에 자수로 등장하기도 했다.


헥터는 왼쪽 팔뚝에 4개의 흰색 줄이 그어져 있는 톰 브라운 시그니처 카디건을 즐겨 입는다. 한때 배우 김수현이 ‘별에서 온 그대’에 입고 나왔고, 무한도전에서 지드래곤이 착용하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이 카디건의 가격은 100만원을 육박한다. 멋쟁이 주인을 둔 헥터는 자신의 사이즈에 꼭 맞게 제작된 톰 브라운의 옷을 입고 다닌다.

패션계의 래퍼 ‘네빌 제이콥스’


조금 더 ‘스웨그’ 넘치는 옷차림의 이 불테리어는 마크 제이콥스의 반려견 네빌 제이콥스다. 올해로 다섯 살이 된 네빌은 마크 제이콥스가 운영하는 ‘북마크’ 광고 모델로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네빌 제이콥스: 마크의 반려견’이라는 화보집에 등장했다.


마크 제이콥스가 브랜드 모델과의 미팅을 진행할 때 네빌은 항상 그 곁을 지킨다. 켄달 제너, 헤일리 볼드윈와 인사를 나눴고 카이아 거버와 같은 탑 모델들과 화보 촬영도 진행했다. 뉴욕 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패션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네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할리우드 뭇 여성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온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20만8천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네빌은 마크 제이콥스가 이번 2018 봄/여름 뉴욕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의상을 가장 먼저 입어본 펫셔니스타다. 다부진 체격으로 사람보다 완벽하게 의상을 소화하는 네빌은 이렇게 주인과 일상을 보내며 종종 그의 모델이 되어주기도 한다.

반려견 전용 패션 브랜드 ‘파우키’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고 패션 감각 넘치는 강아지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화제가 되면서 반려견 전용 패션 브랜드도 생겨났다. 뉴욕의 반려견 전용 스트리트 브랜드 ‘파우키’는 오뜨꾸뛰르와 같이 재단된 의상이 아닌 일상적으로 입고 다니는 옷을 강아지 용으로 제작했다.


파우키의 청재킷은 툭 걸쳐도 완벽한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등의 레터링이 돋보이는 후드티는 편안하면서도 느낌 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후드티는 다양한 색깔로 출시됐고 이 밖에도 파우키 로고를 크게 박은 목줄을 판매한다. 가격은 5~7만원대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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