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는 野반대, 박성진은 與묵인에 막혀… 총체적 '인사난국’

국민일보

김이수는 野반대, 박성진은 與묵인에 막혀… 총체적 '인사난국’

입력 2017-09-13 17:26
취재대행소왱


청와대가 잇따른 인사 실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준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된 데 이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됐다. 특히 박 후보자의 경우 야당의 반대 움직임에 여당이 사실상 '동조'하면서 당청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보고서를 채택했다. 산자위는 보고서에서 “신상 및 도덕성과 관련해 박 후보자가 뉴라이트 관련 인사의 참석 적절성에 대한 판단 없이 학내 세미나에 추천하거나 초청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 신앙과 과학 간 논란 등에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모두 취하는 모순을 노정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다”고 부연했다. 


박 후보자는 2015년 포항공대 교수 재직 시절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에서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2014년에는 한 간담회에 ‘극우 논객’ 변희재씨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번 ‘부적격’ 보고서는 여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채택됐다. 

하지만 여당의 퇴장은 청와대 입장을 고려한 것일 뿐, 사실상 야당의 부적격 보고서 채택을 여당이 묵인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장병완 산자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야 간사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도 박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박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의 입장도 있으니 자진사퇴가 가장 좋다는 게 민주당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최대한 설득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며 “오후 3시까지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부적격으로 처리하는데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당조차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당청 간 냉기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이 요구했던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향후 여권 내에서도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책임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과의 관계 뿐 아니라 당청 간 불협화음으로 국정운영동력이 급속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이수 후보자 인준안 부결에 대한 후폭풍도 거세질 수 있다. 청와대는 당시 인준안이 가결정족수에 겨우 2표가 모자라 부결된 직후 “상상도 못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야당을 향해 “무책임의 극치”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제출된지 110일이나 끌어오던 임명동의안 처리에 여당이 제대로된 표결전략을 세우지 못한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중도낙마와 김 후보자 인준안 부결,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보고서 채택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도 여소야대의 한계 속에서 국정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야당과 힘겨운 대결을 벌이게 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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