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멧돼지 도심출몰, 대응책 한계… 신고해도 놓치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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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멧돼지 도심출몰, 대응책 한계… 신고해도 놓치기 일쑤

입력 2017-10-12 11:59 수정 2017-10-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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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6시50분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후문 인근에 멧돼지 3마리가 출몰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구급대가 출동했을 때 멧돼지는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오전 7시40분쯤 멧돼지가 다시 목격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 경찰은 멧돼지가 캠퍼스로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경찰 20여명과 엽사 2명을 투입해 인근을 수색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하는 일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계절별로 편차가 크던 도심 출몰은 이제 연중 수시로 발생하며 일상화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보부에 따르면 2011년 이후 1331건의 멧돼지 출몰 신고가 접수됐다. 월평균 18.5건으로 이틀에 한 번 이상 멧돼지가 서울시내에 나타난 셈이다.

서울 도심 멧돼지 출몰 횟수는 2011년 43건에서 2012년 56건으로 소폭 상승했다가 2013년 135건, 2014년 185건, 지난해 364건, 올해 548건 등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기별로는 멧돼지 번식기이자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9∼11월 가을철에 47.6%가 집중됐다.

멧돼지가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은 종로구다. 조사 기간 서울에 출몰한 멧돼지 1331건 가운데 30%(405건)가 종로구에서 목격됐다. 이어 은평구 22%(290건), 성북구 11%(147), 도봉구 10%(139건), 강북구 9%(118건) 등 순이다.

도심에 멧돼지 출몰 빈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인간을 제외하고는 도시 주변 생태계에 상위 포식자가 없어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번식기이자 겨울철을 앞두고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또는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나서 주거지나 등산로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잦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멧돼지의 잦은 출몰에 기존의 대응하던 포획방식은 한계에 달했다. 멧돼지가 목격된 즉시 신고가 이뤄져도 포획작업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 없어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다. 이에 신고를 해도 곧바로 잡을 수 없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멧돼지를 만났을 때 대처요령을 전단지와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고, 멧돼지 출몰 지역에는 주민들이 원할 경우 '멧돼지 출몰 지역'이라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또 멧돼지 출현이 잦은 종로구 등 북한산 인접 자치구는 민간협력으로 포획단을 운영하고, 포획틀을 주요 멧돼지 이동 예상 경로에 설치하고 있지만 멧돼지 출몰이 상시화하면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멧돼지는 겁이 많은 동물이지만, 공격성이 있는 만큼 맞닥뜨렸을 땐 주의가 필요하다. 멧돼지와 마주치면 시선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등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뒷걸음질 쳐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거리가 떨어진 상태라면 신속하게 피하거나 바위 뒤로 숨어야 한다. 멧돼지에게 접근하거나 위협하는 행위, 손을 흔들어 주의를 끄는 행동 등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올해도 멧돼지 관련 출동이 증가한 만큼 평상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멧돼지 발견 시에는 즉시 119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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