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갑질 무혐의'에 前공관병 “사례 4시간 말해도 모자랐는데…”

국민일보

박찬주 ‘갑질 무혐의'에 前공관병 “사례 4시간 말해도 모자랐는데…”

입력 2017-10-12 13:12
취재대행소왱
사진=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찬주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군검찰의 결정이 나오자 군인권센터와 박 대장의 옛 공관병은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박 대장의 무혐의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군검찰은 갑질 의혹을 단순 사적 행위로 보는 것 같다”며 “스스로 법리를 너무 축소해 해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문이나 대법원 판례 어디에도 직권남용의 구성요건에 직무와 관련된 일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공관병의 업무가 본래 공관 관리이기 때문에 공관 관리상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은 사적 지시로 해석하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군 검찰이 고발인인 군인권센터를 소환 조사하지 않은 것을 문제로 꼽았다. “이미 11일에 무혐의 결정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으면서 다음날 와서 고발인 조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형사소송법이고 어느 나라 군대의 군법무관들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대장이 뇌물 및 부정청탁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임 소장은 “혐의가 분명한 갑질 사건은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뇌물 및 부정청탁은 수사 과정에서 발견해 기소했다”고 설명하며 “나중에 있을 재판에서 액수가 적다는 식으로 빠져나가려는 일종의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옛 공관병들의 분노도 이어졌다. 언론에 소개된 대부분의 갑질 사례를 제보했다는 전 공관병 A씨는 12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군을 나왔음에도 잘못된 걸 바로잡아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증언하고 조사를 받으러 다녔다”며 “수사 과정에서 갑질 사례만 4시간 동안 말해도 너무 많아 다 얘기를 못했는데 무혐의라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사들이 부인 말을 잘 안 듣는다고 GOP로 보내고 협박하는 일 자체가 직권남용이고 갑질인데 이게 왜 죄가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의 부인. 뉴시스

또 “가혹 행위의 대부분을 부인이 했다고 하더라도 옆에서 뻔히 보고 방조했다”며 “심지어 부인의 가혹 행위가 문제가 됐을 때는 직접 나서서 다그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 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은 지난 8월 제기됐다. 공관병들에게 수시로 폭언을 일삼고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노예팔찌’로 불리는 전자팔찌를 공관병들에게 달게 해 호출하고, 아들의 반찬을 챙기며 설거지를 하게 하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는 피해 증언이 이어졌다.

군 검찰은 지난달 박 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입건한 후 수사를 펼쳤으나 11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갑질 의혹과는 별도로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군사재판에 넘겼다.

문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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