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를 가진 쥐가 인간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생명윤리학자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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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를 가진 쥐가 인간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생명윤리학자들 논란

입력 2017-11-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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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용 쥐. 123RF 제공

쥐에 인간의 뇌를 이식해 일부긴 하지만 쥐가 인간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이 쥐는 그냥 쥐 취급을 받아야 할까, 아니면 어느 정도 존중은 받아야 할까?
줄기세포를 이용한 미니 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생명윤리학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니 뇌'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사람의 뇌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은 실험용 뇌를 말한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소규모 장기를 뜻하는 오가노이드의 일종이다. 오가노이드 기술은 2010년대 초를 기점으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최근 뇌, 심장, 허파 등 주요 11개 신체 부위를 인공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일부 실험실에서는 미니 뇌를 쥐의 뇌에 이식해 혈관 및 신경과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의료잡지 스태트는 최근 과학자들이 쥐의 눈에 빛을 비추거나 시력과 연관된 부분을 자극했을 때 이식된 미니 뇌의 뉴런이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스태트는 “인간 뇌 세포가 쥐와 기능적으로 통합된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쥐의 뇌를 해킹해 쥐가 달리고 멈추고 돌아서도록 사지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의 뇌를 많이 이식시킬수록 쥐들은 더욱 인간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스탠포드대 생물윤리학자 행크 그릴리는 “사람들이 지금은 3~4개를 얘기하지만 만약 1000개를 이식하면 어떻게 될까. 1000개는 쥐의 뇌 속에 있는 세포의 숫자와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미래 어느 시점에는 이 쥐를 우리가 어느 정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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