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콜롬비아축구… 女대표팀 유니폼 성차별 논란

국민일보

엎친데 덮친 콜롬비아축구… 女대표팀 유니폼 성차별 논란

입력 2017-11-12 16:43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콜롬비아의 미스유니버스 2014 우승자 파울리나 베가(왼쪽)와 남자 대표팀 간판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각각 입은 새 유니폼. 파울리나 베가 인스타그램, 하메스 로드리게스 트위터

콜롬비아축구협회가 엎친데 덮쳤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남자 대표팀이 한국 원정에서 인종차별 범죄를 저지르고 경기까지 패배한 상황에서 여자 대표팀의 유니폼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성차별 논란은 협회가 자초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제휴한 종목이나 국가별 유니폼의 새로운 도안을 공개했다. 콜롬비아 축구대표팀은 그 중 하나였다. 문제는 도안 자체보다 유니폼을 대중에게 공개한 방법에 있었다.

협회는 남녀 대표팀의 모델을 별도로 기용했다. 남자 대표팀 유니폼의 경우 스트라이커 하메스 로드리게스(26)를 앞세웠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는 그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다.

반면 여자 대표팀 유니폼 모델은 미인대회 출신에게 입혔다. 2014 미스유니버스에서 콜롬비아 대표로 출전해 우승한 파울리나 베가(24)였다. 베가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콜롬비아의 새 유니폼이 나에게 힘을 준다. 러시아(월드컵)로 응원할 준비가 끝났다”며 여자 대표팀 유니폼을 착용한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유니폼의 ‘진짜 주인’으로 볼 수 있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불쾌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콜롬비아 여자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로 상위권은 아니지만, 남미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나 준우승할 만큼 저력을 가진 강자다.

여자 대표팀의 간판선수 중 하나인 바네사 코르도바(22)는 SNS에 “새 유니폼을 착용한 국가대표가 아무도 없다. 광고 효과가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새 유니폼을 입은 국가대표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콜롬비아 남자 대표팀의 에드윈 카르도나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동작을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협회는 세계 여성 스포츠계의 비난과 마주했다. 남자 대표팀의 인종차별 사건과 함께 두 개의 ‘태풍’과 마주한 셈이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에드윈 카르도나(25)가 두 손으로 눈을 가늘게 만들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동작으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협회와 카르도나는 사과했지만 세계적으로 불거진 비판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콜롬비아 측과의 관계를 고려해 당장 FIFA에 제소하지 않지만 징계 수위에 따라 후속 조치를 판단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