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아내 위한 신장 찾아요’ 피켓 걸고 다닌 70대에게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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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아내 위한 신장 찾아요’ 피켓 걸고 다닌 70대에게 벌어진 일

입력 2017-11-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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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d kidney 4 wife”(내 아내를 위한 신장이 필요합니다.)

74세 웨인 윈터스씨는 지난달 15일부터 매일 아내의 신장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집을 나서는 그의 몸에는 ‘아내를 위한 신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와 연락처가 적힌 커다란 피켓이 앞뒤로 걸려있었죠. 하루에 수 km씩, 자신이 사는 유타주 웨버 카운티의 파 웨스트 일대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신부전증 5기를 진단받은 아내를 위해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습니다.

윈터스씨는 아내와 26년을 함께 했습니다. 아내가 2년 전 신부전증 진단을 받은 후 윈터스씨는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위해 큰 무력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하지만 뭔가 해야할 것 같았죠.”

그때 윈터스씨는 온라인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남성의 이야기를 보게 됐습니다. 이 남성이 사람들의 관심을 얻은 방법을 자신도 따라해보기로 했죠. 윈터스씨는 곧바로 대형 피켓을 만들어 거리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첫날부터 한 운전자가 차를 멈추고 신장을 이식할 수 있는지 검사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쉽게도 아내와는 맞지 않는 신장이었지만, 윈터스씨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신장기증자를 찾으면 아내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올 겁니다. 사랑하고 봉사하는 모습으로요. 아내는 원래 다른 사람들을 돕는 걸 좋아해요.”

윈터스씨의 사연은 지난달 18일 처음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약 3주 사이에 무려 700~800명이 윈터스씨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뉴욕포스트는 윈터스씨의 아내가 드디어 신장을 이식받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기증자는 최근 세상을 떠나면서 윈터스씨 아내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했습니다.

아내의 신장을 찾았지만, 윈터스씨는 여전히 커다란 피켓을 걸고 집을 나섭니다. 신장이식이 필요한 또다른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죠.

“더 많은 신장기증자를 찾기 위해 앞으로도 거리를 걸을 거예요. 새로운 신장 혁명을 일으킬수도 있을 겁니다. 정말 멋진 일이에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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