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먹이 주면 정말 안되나… ‘캣맘 논쟁’ 다시 갑론을박

국민일보

길고양이 먹이 주면 정말 안되나… ‘캣맘 논쟁’ 다시 갑론을박

입력 2018-01-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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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한 시민의 제보를 받아 9일 게시한 사진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동물 먹이주기는 삼가시기 바라며….”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야생동물, 특히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협조문’을 촬영한 사진이 나돌면서 찬반 논쟁이 불거졌다. 양쪽 여론은 팽팽하게 맞서 있다. 길고양이 돌보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다투는 이른바 ‘캣맘 논쟁’은 꽤 오래된 설전이다. ‘다른 주민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과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반박이 온라인에서 또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 ‘캣맘 논쟁’에 사실 확인 나선 ‘카라’… “아무 문제 없었다”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지난해 11월에 게시한 협조문을 살펴보면 길고양이는 “차량 훼손, 배관 훼손, 환경오염, 안전사고 발생 등으로 입주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 달 뒤인 12월 안내문에선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다시금 주민의 협조를 구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이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 관리사무소 측 주장의 사실관계를 살폈고 지난 9일 결과를 발표했다. 관리사무소 주장의 핵심은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줄 경우 ▲길고양이·새·해충이 모여든다 ▲먹이 잔여물이 부패한다 ▲아파트 시설물이 훼손된다 등이었다.

카라는 고양이가 새를 사냥한 흔적이 발견돼 오히려 길고양이에 의해 조류 개체수가 조절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공간에서는 잔여물이나 해충은커녕 고양이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파트 지하실 창문과 배관도 살펴봤지만 훼손 흔적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밥만 주고 예뻐하면 끝?… ‘캣맘’에 잇단 날선 공격

카라의 발표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울어대는 고양이 때문에 잠 못 자는, 특히 1층 주민들 마음 이해합니다. 주거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고양이) 먹이를 주면 되는데 굳이 집 근처에서 주겠다는 분들 (생각은) 참 알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 댓글은 11일 현재 800건 이상 추천을 받은 상태다.

다른 네티즌은 카라를 향해 “자기들 입장이고 생각일 뿐“이라며 ”우리 아파트도 고양이 많은데 진짜 번식력 장난 아니다. 거기에 아파트 단지라서 발정기에 밤새 울어대고 새끼 낳으면 새끼들도 울고…. 나도 울고 싶더라”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캣맘 할 거면 고양이 밥만 주지 말고 주변 청소도 하고 거주민 찾아가 양해부터 구하라. 고양이가 차 위에 올라가서 흠집이 생긴 적도 있다. 길고양이 탓에 결국 세입자들 나가서 손해 입은 건물주도 봤다. 캣맘 하려면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의무도 다하라는 소리다. 밥만 주고 고양이만 예뻐한다고 끝이 아니다”라며 날선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 “대체 무슨 피해?”… 계속되는 혐오에 뿔난 ‘캣맘’

반박의 목소리도 높다. 한 네티즌은 “동네 차이도 있는 듯해요. 우리 동네는 저층 아파트인데 동마다 고양이 다 합하면 최소 열 마리 넘는데도 거의 중성화시켜 그런지 발정 나서 우는 소리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고 사람 오면 알아서 피하고 동네 사람들이 다 관심 가져주고 경비아저씨도 오히려 간식도 주고 놀아주던데 고양이 땜에 피해본 주민도 못 봤고요”라고 말했다.

다른 이는 “캣맘이 없던 시절에도 고양이는 울었고 쓰레기봉투를 뜯으며 살아온 것을…. 이제야 사회가 관심을 갖기에 눈에 드러난 것 뿐입니다. 사람들 인식이 너무 나쁘다보니 대놓고 활동을 못하고 어둠 속에서 도둑마냥 숨어서 챙기는 사람이 많아서 무책임하게 밥만 뿌려주고 가는 걸로 보일 겁니다. 조금만 이해하고 대화로 풀어나가면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합니다. 아무쪼록 언젠간 다 같이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라며 ‘공생’을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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