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버린 ‘깨진 병뚜껑’ 짊어지고 걷는 소라게 (사진)

국민일보

인간이 버린 ‘깨진 병뚜껑’ 짊어지고 걷는 소라게 (사진)

입력 2018-01-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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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태국 유명 관광지인 꼬란타 섬의 해변을 걷던 청년 아위카폰은 모래사장에서 노란색 병뚜껑이 저절로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는 제자리에 멈춰 움직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위카폰을 깜짝 놀라게 한 ‘신기한 병뚜껑’은 다름아닌 깨진 병뚜껑을 뒤집어쓰고 걷던 소라게였다.

아위카폰은 소라게가 힘겹게 걷는 영상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공개했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많은 사람이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문제”라고 짚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도 9일(현지시간) 이 영상을 공개하며 해양 오염에 대해 경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집으로 삼아 살아가는 소라게의 모습은 자주 포착돼 왔다. 2015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바에서 치약 뚜껑을 집으로 쓰는 소라게를 발견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하얀 치약 뚜껑에 몸을 집어넣고 모래사장을 기어가는 소라게의 모습이 담겼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모습의 소라게를 봤다는 목겸담이 줄지어 나왔다. 이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최남단 섬 키웨스트에서 발견된 소라게는 파란색 물병 뚜껑을 집으로 삼았고, 쿠바에는 투명하고 긴 선크림 뚜껑을 뒤집어쓴 소라게가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소라게는 긴 나선형 모양의 부드러운 복부를 갖고 있다. 이 연약한 복부를 보호하기 위해 고둥류의 빈 껍데기를 집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 깨진 채 버려진 유리병과 플라스틱 등 날카로운 쓰레기를 집으로 삼은 소라게의 모습이 자주 포착되며 환경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호주 해양산업연구소(CSIRO)는 2050년까지 전 세계 바닷새의 99%가 해양 쓰레기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1㎜ 이하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인 ‘마이크로비드’를 함유한 제품의 제조를 전면 금지한다는 정책을 내놨다. 테레즈 코피 영국 환경장관은 “세계의 바다는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연자산 중 하나”라면서 “소중한 해양 생물을 황폐화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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