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뮤지컬 ‘아이러브유’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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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뮤지컬 ‘아이러브유’ 리뷰

입력 2018-01-14 21:06 수정 2018-01-1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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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러브유'의 한 장면. 알앤디웍스 제공

최근 개막한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요즘 세대의 상큼 발랄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아이러브유’는 1996년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국내에서는 2004년 초연했다. 2011년 이후 8번째 시즌으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가장 큰 특징은 요즘 세대가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연인과 소통하는 것을 포착해 내용을 각색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세대 젊은이들이 연애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듬뿍 넣었다.

내용은 일부 달라졌지만 ‘사랑’을 주제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건 달라지지 않았다. 구성이 탄탄해서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장면 전환이 빠르고 무대의 변화도 빈번하다. 배우들은 공연 중 의상을 수도 없이 갈아입는다. 극이 총 2막 19장으로 구성되고 배우 단 4명이 캐릭터 60여 개를 소화하다 보니 그렇다. 연인이 되기 전 숨 막히는 설렘을 표현한 장면에서부터 연애와 결혼, 섹스, 출산, 황혼 이야기를 담은 장면까지 뒤따랐다.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한 장면. 알앤디웍스 제공

뮤지컬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바로 음악이다. 음악감독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지미 로버츠가 맡았고 작사는 조 디피에트로가 맡았다. 대형 뮤지컬과 같은 오케스트라는 없다. 하지만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자가 극장 전체를 휘감을 정도로 풍성한 선율을 연주한다. 이들은 무대 중간 상단에 위치해 연주를 선사한다. 연주자가 두 명뿐인데 발라드와 가스펠, 록, 효과음까지 온갖 종류의 음악을 다양하게 연주하면서 극의 전개를 십분 돕는다.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한 장면. 알앤디웍스 제공

배우들의 연기력도 작품을 보는 재미에 한몫했다. 배우 송용진은 안정적이고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욱진은 특유의 아이같이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연기로 극에 충분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의 간미연도 2013년 연극 무대 이후 뮤지컬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첫 뮤지컬 도전치고는 연기력과 가창력에 큰 흠 없이 역할을 무난히 소화했다.

아쉬운 부분은 남자와 여자는 어떠하다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소위 이야기하는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라는 두 가지 성 역할로 나눠서 강조한 점은 요즘 시대 관객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사랑의 형태와 성 역할, 결혼과 연애관을 다양하게 보여줬더라면 더 많은 젊은 관객의 공감과 사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는 3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4만4000~6만6000원.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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