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불치병 아이들에게 행복이란’ 15만 감동한 의사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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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불치병 아이들에게 행복이란’ 15만 감동한 의사 트윗

입력 2018-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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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언제 가장 행복하셨습니까?”

기사를 쓰면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곰곰이 생각했지만 딱히 무언가 하나를 짚어내기 어려웠습니다. 생각이 복잡한 탓일까요, 아니면 행복한 때를 잊고 살아서일까요.

소아과 전문의 알레스테어 맥알파인이 불치병의 아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생에서 뭐가 즐거웠고, 또 어떤 게 의미있었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병이 위중한 말기 아동 환자를 위한 완화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의사입니다. 그는 최근 트위터에 이어지는 글을 통해 아이들의 일부 답변을 공개했습니다. 15만명이 넘는 사람이 그의 글을 보고 하트를 눌렀습니다.

제일 처음 남긴 트윗은 이랬습니다.



“아무도 TV를 더 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페이스북을 더해야겠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아무도 다른 사람과 싸우길 바라지 않았죠. 아무도 병원이 좋다고 하지 않았고요.”
아픈 아이들이 떠올린 것은 애완동물과 엄마아빠, 그리고 바다,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것만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고요.

특히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돌봐주는 엄마·아빠를 걱정하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한 아이는 “엄마가 괜찮아졌으면 해요. 엄마는 항상 슬퍼 보여요”라고 했고요. 다른 아이는 “아빠는 걱정하시지 않아도 돼요. 우린 곧 (천국에서) 다시 만날 거거든요”라고 얘기했습니다.

“해리포터는 나를 용감하게 만들어줬어요” “건강해 지면 셜록 홈스 같은 탐정이 될 거예요”라면서 부모님이 읽어준 책이나 들려준 이야기를 떠올린 아이도 있었다고 하네요.

언젠가 가본 바다에서 만들었던 모래성이나 파도를 타고 놀았던 기억도 행복의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삶의 행복이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장면들입니다.

“나를 보고 웃어준 우리 할머니”
“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해주는 우리 엄마”
“내가 먹을 게 없었을 때 나한테 샌드위치 반쪽을 나눠준 내 친구”
“친절한 간호사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덜 아파요.”

의사는 아이들의 답변을 모두 듣고 아래와 같은 조언을 남겼습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해줍시다. 책을 더 읽고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냅시다. 농담합시다. 바닷가에 갑시다. 반려견을 안아줍시다.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합시다. 아이들은 이런 것들을 더 많이 못 한 걸 후회합니다. 그 외 것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 참, 그리고 아이스크림 먹는 걸 잊지 맙시다.”

어쩌면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르는 아이들은 별것 아닌 것에 행복해하고 감동했습니다. 엄마 아빠만 곁에 있어도 참 좋았던 모두의 그 시절처럼 말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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