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해외 참가자에게 한국의 따뜻한 情 전합시다”

국민일보

“평창 동계올림픽 해외 참가자에게 한국의 따뜻한 情 전합시다”

직접 짠 흰목도리 전달운동(니팅 포 유) 벌이는 엄창섭 교수

입력 2018-02-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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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때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갈 겁니다. 한국을 찾은 세계인들이 이렇게 보드라운 목도리를 받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어요. 이게 바로 한국인의 따스한 정(情) 문화 아니겠습니까.”

6일 강원도 강릉시청에서 만난 엄창섭(73)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가 1.8m 길이의 흰색 목도리를 내밀었다. 100% 손뜨개질로만 제작되는 목도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과 선수단, 지원단 등 2만여명에게 전달된다.

엄 교수는 동계올림픽 해외 참가자에게 흰색 목도리를 전달하는 ‘니팅 포 유(Knitting for you)’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당신을 위한 뜨개질’이라는 이름으로, ㈔K-정나눔이라는 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엄창섭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K-정나눔 이사장)가 6일 강원도 강릉시청에 설치된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앞에서 외국 선수들에게 전달할 흰색 목도리를 들고 있다.

엄 교수는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려는, 경직된 사고에 젖은 사람이 많다”면서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 사람들의 상처 난 마음은 나눔의 감동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정나눔은 뜨개용 실과 대바늘을 봉사자에게 택배로 전달한다. 손뜨개질로 목도리가 완성되면 주최 측은 봉사자가 기록한 감사카드와 목도리를 수거한다. 목도리는 깨끗하게 세탁한 후 태극마크를 부착해 감사카드와 함께 선수촌에 전달된다.

엄 교수가 지난해 3월부터 K-정나눔의 이사장직을 수락하고 임병두 사무총장과 함께 이 운동을 벌이는 것은 수제(手製) 목도리가 한국의 순수한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땀 한 땀 직접 짠 흰색 목도리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 순수한 마음, 백의민족이 지닌 영혼을 상징한다”면서 “순수하고 자발적인 이 운동을 통해 한국인의 따뜻한 체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지금까지 제작된 목도리만 9000여개다. 경비 일체는 K-정나눔 회원들이 사비를 털었다. 현재 이 운동엔 최문순 강원도지사 부인 이순우씨 등이 동참하고 있으며, 2001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우승자인 이봉주씨가 홍보대사로 나섰다. 뜨개질 자원봉사에는 8세 어린이부터 80세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운동 취지에 공감한 강릉원주대는 사무실까지 내줬다.

한국시문학회장인 엄 교수는 1987년 강릉중앙감리교회에서 장로에 추대됐으며, 2016년 명예장로가 됐다. 그는 2011년 강원도가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당시 도민 2018명을 모아 도민합창단을 기획한 시민운동가다. 도민합창단은 당시 동계올림픽 실사단에 큰 감동을 주고 개최지 확정에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 교수는 희망더하기공간나눔이라는 단체의 이사장직을 2011년부터 7년간 맡으며 농어촌지역에 방치된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을 무료로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영혼 치유에 있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문화와 예술로 그 감동을 회복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을 따르는 기독교인의 삶은 사회 화합과 통섭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뜨개질 자원봉사에 동참하려면 홈페이지나 팩스로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jeongnanum.kr·033-651-2080).

강릉=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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