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식 연출 뒷이야기 알고보니…정구호 감독 화제

국민일보

평창올림픽 개막식 연출 뒷이야기 알고보니…정구호 감독 화제

입력 2018-02-10 12:46 수정 2018-02-10 12:50

2018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연출한 장본인이 송승환 총감독이 아닌 2016년 사임한 디자이너 출신의 공연 연출가 정구호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정 감독은 올림픽 개·폐회식 연출감독으로 활동하다 송 총감독과의 갈등으로 돌연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그가 제시했던 아이디어가 개회식에 얼마나 반영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색감이나 분위기가 정 감독의 기존 작품과 흡사하다는 의견이 많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원래 연출 다른 분이셨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두꺼비 노래 나오는 거나, 괴물 OST나와서 춤추는 거나, 초등학생까지 즐길 수 있는 게 목표였다는데...”라며 “원래 연출가가 따로 있었던 거는 알고 있냐”는 질문이 담겼다.

아울러 “정구호 연출가였는데 무급으로 8개월 일하다 계약하자는 요구사항도 위원회에서 다 자르는 바람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현 정부 아닌 박근혜 정부 때”라며 “구성력과 색감이 차마 말로 표현 못한다. 이분이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보고 싶다”고 적혀 있다.

사진=좌측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우측은 정구호 감독이 연출한 공연 '향연' 중 일부

디자이너 겸 공연 연출가인 정구호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을 17개월 남겨놓고 지난 2016년 8월30일 사의를 표명했다. 정 감독이 사의를 표한 이유는 송승환 총감독과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BS는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송 총감독이 원래 1년 반 전에 정 감독을 미술감독으로 쓰려고 했는데 정 감독이 이를 거부해 무산됐다. 개‧폐회식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콘셉트가 기본적으로 달라 마찰의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2016년 8월31일 정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송 총감독과의 갈등을 전했다. 정 감독은 당시 중앙일보에 “그만두는 게 아니다. 조직위원회와 송 총감독이 계약을 안 해주기 때문이다. 2월부터 평창 일을 해왔는데 6개월 간 돈 한 푼 받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조건은 구두상으로 합의했는데, 계약은 차일피일 미루는 건 나가라는 얘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 감독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고 연출진 명단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조직위 측은 현재까지 채택된 개회식 공연 아이디어가 80%정도 정 감독의 것이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수용할 경우 개회식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같은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도 총감독 선정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손혜원 의원은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이 지금 송승환 감독으로 돼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정구호 감독이 한국적인 미를 잘 살리는 데 최고라고 판단하는데 정구호 감독이 그만둔 이유를 얘기해 달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총감독, 연출 감독 사이에 불화가 있었고 정 감독이 바쁘다 보니 후임 조직위원장과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던 것 같다”며 “계약 과저에서 정 감독만 빼놓고 이뤄진 것에 대해 반발해 사임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감독은 2013년 ‘묵향’을 연출해 수묵화처럼 세련되고 단아한 의상과 무대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5년는 ‘향현’을 통해 사계절을 전통 춤과 의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6년 2월엔 묵향으로 한국무용 최초로 홍콩예술축제에 초청됐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