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재탄생한 ‘우연히 흘린 커피’… ‘쏟아진 음식’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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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재탄생한 ‘우연히 흘린 커피’… ‘쏟아진 음식’의 재발견

입력 2018-05-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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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iulia Bernardelli 인스타그램

매일 아침 우리는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아침을 연다. 이제 모닝커피는 몽롱한 아침에 맑은 정신이 들게 해주는 ‘출근 필수템’이 됐다. 그런데 여기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는 작가가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줄리아 베르나르델리(30)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베르나르델리는 다른 작가들처럼 유화물감이나 대형 캔버스를 도구로 삼지 않는다. 그가 필요한 것은 에스프레소 한잔과 하얀 도화지 한 장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재료들만 있다면 그는 언제 어디서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사진=Giulia Bernardelli 인스타그램

베르나르델리가 커피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부터 시작됐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평소와 같이 재료를 준비하던 그는 실수로 캔버스 위에 커피를 쏟아버렸다. 캔버스는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젖어버렸고 그 결과 처음에 구상했던 그림은 그릴 수 없었다.

하지만 쏟아진 커피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커피를 물감 대신 사용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커피가 쏟아진 모양은 내가 직접 그린 선만큼 아름다웠다. 실수로 캔버스 위에 커피를 쏟은 그 날처럼 이제는 어떠한 것도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커피잔을 놓고 잠시 명상에 잠겼다가 즉석에서 영감을 떠 올리는 편”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사진=Giulia Bernardelli 인스타그램

커피를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데 익숙해진 베르나르델리는 커피뿐만 아니라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종류의 쏟아진 음식을 작품의 소재로 삼기 시작했다. 그는 음식이라는 소재에 걸맞게 붓 대신 손과 숟가락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쏟아진 음식은 그의 손을 거치면 더 이상 음식이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사진=Giulia Bernardelli 인스타그램

베르나르델리는 “그림을 그릴 때 내 주변의 모든 색감과 감촉들이 영감이 된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나뭇잎, 과일 껍질, 음식 등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 작품을 만든다”면서 “예를 들어 아침을 먹다가 빵과 잼을 이용해 즉석에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그림은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지만, 결과물을 찍은 사진 역시 내 작품”이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진=Giulia Bernardelli 인스타그램

베르나르델리가 자신의 작품을 SNS로 공개하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8만5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협찬하겠다는 곳도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르나르델리는 “난 내가 원할 때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다. 협찬은 정중하게 거절한다”고 말했다.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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