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월드컵 중 ‘득녀’ 동료 위해 돈 모아 제트기 빌린 덴마크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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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월드컵 중 ‘득녀’ 동료 위해 돈 모아 제트기 빌린 덴마크 선수들

입력 2018-06-21 17:50 수정 2018-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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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축구대표팀 수비수 요나스 크누드센이 지난 9일 자국에서 열린 훈련에서 질주하고 있다. AP뉴시스

덴마크 축구대표팀 선수단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제트기를 임대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기간 중 득녀 소식을 전해들은 동료 수비수 요나스 크누드센(입스위치타운)을 위해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덴마크 대표팀이 러시아에서 아내의 출산 소식을 들은 크누드센을 위해 돈을 모아 제트기를 빌렸다”고 보도했다. 크누드센의 아내는 지난 12일 출산했다. 월드컵 개막을 사흘 앞두고서였다.

크누드센은 월드컵 개막일인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화요일(12일)에 건강하고 예쁜 딸의 부모가 됐다”며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자랑스러운 아빠”라고 적었다. 미리 준비했던 덴마크 대표팀 유아용 상의 사진도 올렸다.

크누드센 부부가 당초 예상했던 출산일은 월드컵 폐막일인 다음달 15일 전후였다. 덴마크가 우승하지 않는 한 크누드센은 월드컵을 마치고 아내의 출산을 곁에서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딸은 한 달가량 빠르게 태어났다. 비록 의식할 수 없지만 아버지가 생애 첫 월드컵에 출전하는 동안 세상에 존재하게 된 셈이다.

덴마크는 월드컵 개막 이틀 뒤인 지난 17일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페루를 1대 0으로 제압했다. 크누드센은 당시 후보 명단에 올랐지만 출전하지는 않았다.

요나스 크누드센이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득녀 소식을 전하며 올린 사진

덴마크 선수들은 고무됐다. 크누드센이 일시 귀국해 가족을 만나고 재빠르게 돌아올 수 있도록 제트기 대여료를 모았다.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레스터시티)은 “대표팀 안에 아버지가 많다. 우리는 축구선수이자 인간”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이날 밤 9시(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호주와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갖는다. 이미 1승(승점 3·1득점 무실점)을 수확해 다득점에서 잉글랜드(1승·승점 3·2득점 1실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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