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가 털어놓은 ‘故 장자연이 술접대 거절 후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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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료가 털어놓은 ‘故 장자연이 술접대 거절 후 겪은 일’

입력 2018-06-3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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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캡처

배우 고 장자연씨는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회사 동생과 직원이 바라보는 접대 자리에서 내게 얼마나 변태 짓을 했는지”라는 폭로가 담긴 자필 유서를 전 매니저에게 보냈다. 유서에는 “신입이라 수입이 적었지만 매니저 월급 등을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그의 동료 배우였던 윤모씨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장씨가 겪은 경제적 어려움을 전했다. 장씨의 주장대로, 그는 소속사 대표의 술자리 접대 강요를 거절한 뒤 금전적 고충에 시달렸다고 한다.

윤씨는 “장씨가 (생전) 모든 경비를 다 부담했다”면서 “심리적으로도,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연예계 활동에 필요한 의상비·미용비·교통비·식대 등의 비용을 장씨가 상당 부분 충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JTBC에서 공개한 장씨 사건 수사 문건에는 ‘전속계약상의 불리한 지위, 의무사항을 위반할 경우 물어야 하는 위약금 1억원이 부담돼 술자리에 나갔다’는 문장이 등장한다.

윤씨는 장씨의 심적 고통이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소속사 대주주인 고모씨의 생일이었던 2008년 6월, 장씨와 윤씨는 축하 파티에 참석했다. 소속사 대표의 지시였다. 윤씨는 “어깨동무하고 춤추고 그랬는데 저는 그런 것도 너무 소름 끼치고 싫었다”면서 “역겹고 더럽다. 우리 아빠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장씨에게) 얘기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돌아온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장씨는 “아기야”라며 “너는 진짜 발톱의 때만큼도 모르는 거야”라고 했다. 윤씨는 당시 장씨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고 호소했다. 윤씨에 따르면 장씨는 이후에도 접대 참석을 수시로 강요받았다. 장씨는 어느 날 화장실에 함께 있던 윤씨에게 “회사 나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나갔어? 나도 나가고 싶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윤씨는 앞선 28일 조선일보 기자 출신 정치인인 조모씨가 장씨를 성추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2008년 9월, 소속사 대표의 생일 파티에서였다고 한다. 윤씨는 “강압적이었고 장씨가 일어섰는데 다시 강제로 앉게 되는 상황이 2~3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탁자 위에 서 있던 언니를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이어졌다. 이런 일을 직접 본 건 처음이어서 충격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해외에서 지내고 있는 윤씨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장씨 사건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검찰에 진술하고 있다. 그는 지난 9년간 정신과 치료를 반복적으로 받고 최근 입원까지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윤씨는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다”면서 “재수사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청와대 국민청원을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공소시효가 올해 8월 4일 만료되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수사 결과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목격자 진술이 유의미하게 일관됐다”며 “목격자 진술을 믿을만한 추가 정황과 관련자들이 실체를 왜곡하려는 정황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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