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골수 기증자 결혼식에 등장한 화동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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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골수 기증자 결혼식에 등장한 화동의 정체

입력 2018-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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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든의 결혼식에 참석한 스카이. 출처=마크 브로드웨이

“화동이 커다란 꽃 바구니를 들고 나타나 바닥에 뿌리기 시작하자, 모든 사람들이 울기 시작했어요.”

화동(花童)은 결혼식에서 신부가 부케를 들고 입장하기 전에 꽃을 뿌리며 걷는 아이입니다. 지난달 미국 알라바마주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는 아주 특별한 화동이 등장해 많은 하객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이 화동의 이름은 스카이 사브렌 맥코믹이라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만 3살 된 여자 아이입니다. 스카이는 그녀의 첫 번째 생일 4일 전 연소성골수단핵구성백혈병(JMML)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습니다. 백만 명의 아이 중에 한 명 걸릴까 말까한 이름조차 생소한 질환입니다.


딸이 백혈병 진단을 받자 부모 토드와 탈리아는 좌절했습니다. 하지만 곧 힘을 내 백방으로 방법을 찾기 시작했죠. 스카이가 살기 위해서는 골수이식을 꼭 받아야만 했고 부부는 전미골수기증협회(NMDP)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기증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앨라배마 주에 사는 헤이든 라이얼스는 평소에 골수이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스카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된 그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선뜻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10%의 낮은 수술 성공확률,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스카이는 헤이든의 골수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새 삶을 얻었습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한달 만에 스카이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헤이든과 만날 수 없었습니다. 기증자와 기증받은 환자는 1년 동안 만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이었죠. 결국 1년이 지나서야 헤이든은 스카이의 부모님과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고, 스카이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인 그녀의 결혼식에 화동으로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헤이든이 결혼식에 와준 스카이에게 가볍게 뽀뽀하고 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무릎을 꿇고 웃음 지을 수밖에 없었어요.” 스카이를 처음 결혼식에서 본 헤이든의 말입니다.

기적과 같은 확률로 골수를 기증받아 살아난 스카이, 그 아이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에 초대한 헤이든. 어쩌면 둘은 서로 모두에게 ‘기적’이 아니었을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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