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이송하던 구급대원에 신호위반 처벌?” (블박 영상)

국민일보

“심정지 환자 이송하던 구급대원에 신호위반 처벌?” (블박 영상)

입력 2018-07-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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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캡처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사업단)이 응급 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와 승합차가 충돌한 사건의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구급차의 블랙박스에 찍힌 것으로, 과실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영상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한다.

영상은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교차로를 다급히 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교차로를 거의 빠져나갔을 때쯤 우측에서 직진하던 승합차가 구급차의 뒤편을 들이받았다. 구급차는 뒤집혔고, 대원으로 추측되는 사람 2~3명이 차량 밖으로 퉁겨져 나왔다. 한 시민이 달려와 돕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고는 지난 2일 오전 11시쯤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발생했다. 구급차는 심정지 상태인 90대 할머니를 이송하던 중이었다. 구급대원과 실습생은 심폐소생술을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이 차량을 할머니의 보호자를 태운 다른 구급차가 뒤따르고 있었다. 사업단이 공개한 영상은 후미에 있던 구급차의 전면 블랙박스에 찍힌 것이다.

이 사고로 운전자, 대원 2명, 실습생 4명이 경상을 입었다. 할머니는 뒤따르던 구급차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승합차 운전자는 구급차가 신호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영상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만약 구급차가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승합차 운전자는 책임을 면하게 된다. 신호를 지키지 않아 난 사고의 경우 위반차량의 과실이 100% 인정되는 탓이다.

도로교통법상 구급차·소방차 등의 ‘긴급 자동차’는 상황에 따라 신호나 속도위반을 해도 되지만 사고가 났을 경우 운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현행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긴급 차량에 대한 면책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업단은 영상과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일 등록된 글을 공유했다. 청원인은 “응급 환자를 위해 위험을 무릅쓴 구급대원들의 면책 조항을 만들고 조사는 이루어지되 처벌은 없어야 한다”면서 “교통법을 어기면서까지 환자를 살리려 했을 뿐인데 구급대원이 처벌받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4일 오전 10시50분 기준 2048명의 동의를 얻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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