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단상 위 ‘곰’ 피켓이 욕먹는 이유 (영상)

국민일보

혜화역 시위 단상 위 ‘곰’ 피켓이 욕먹는 이유 (영상)

김어준 “주최측 ‘재기해’ 해명도 거짓말… 여성계 비판 필요하다”

입력 2018-07-09 11:52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7일 혜화역에서 열린 시위 여성 집회에 등장한 혐오 문구 손팻말(피켓)에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 남성이나 문재인 대통령 등 특정인을 향한 혐오성 발언이 너무 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회 전반의 불평등이 사라져야 한다는 혜화역 시위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이들조차 “너무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논란이 된 혜화역 시위 손팻말은 방송 화면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7일 SBS가 촬영해 저녁 뉴스에 내보낸 화면에는 시위 주최 측이 만든 단상 위에 한 여성이 ‘곰’이라는 단어가 적힌 A4용지 크기의 종이를 든 장면이 나온다. ‘페미대통령’이라고 적힌 노란색 띠를 두른 여성의 얼굴은 ‘곰’ 손팻말로 가려져 있다.



이 장면은 여러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계속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문구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것은 물론 자살을 언급한 것이라는 설명이 함께 퍼졌다.





방송인 김어준도 9일 Tbs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곰이라고 적힌 손팻말 등 혐오성 발언에 “여성계 내부의 자정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김어준은 “젠더 문제에 공감하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상징적인 집회였고, 저 역시 이 집회가 성공하길 바란다”면서도 집회 참석자 일부가 사용한 혐오 언어를 지적했다.

그는 “’재기해’라는 구호는 물론 ‘곰’이라는 퍼포먼스가 있었다”면서 “곰은 문을 거꾸로 한 것이고, 여기서 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진을 뒤집으면 머리가 아래로 향하는 것, 즉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떨어져 죽으란 소리”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퍼포먼스가 시위 주최자가 모이는 단상에서 행해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마이크를 잡은 사람들이 이런 혐오 구호를 선창하고, 여성 참여자들이 이를 후창하는 것은 일부라지만 문제”라고 했다.

뉴시스


이런 혐오 문구가 시위의 본질을 흐리고, 시위 의도에 공감하는 이들까지 분열시킨다고 했다. 김어준은 “사회적 약자는 연대로 싸우고 연대로 공감하는 것인데 이런 구호는 정반대 효과를 낸다”면서 “상대가 대통령이어서가 아니다. 누구든지 집회 구호에서 자살하라는 구호가 나오면 안 된다”고 했다.

시위 주최측이 ‘재기해’라는 구호에 대해 일부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자살하라’는 뜻이 아닌 ‘문제를 제기한다’는 말로 썼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합니다라고 말해야하는데, (시위 참석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제기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면서 “(주최 측의 해명은)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여성계 내부에서 혐오 발언 등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