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유리 음영 초기폐암, 최소 폐 절제술로 완치 가능

국민일보

간유리 음영 초기폐암, 최소 폐 절제술로 완치 가능

폐 절제면·종양사이 암 없으면, 폐 적게 잘라도 무재발 생존률 100% 확인

입력 2018-07-12 10:50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조기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기존에 알려진 고식적 수술방법은 한쪽 폐의 절반가까이를 떼어내는 폐엽 절제술과, 폐 뿐 아닌 폐 주위 림프절도 깨끗하게 청소하듯 떼어내는 림프절 청소술이다.

하지만 폐를 많이 떼어낼수록 수술 후 폐기능이 떨어져 삶의 질이 낮아진다. 림프절도 많이 떼어낼수록 주위 조직에 손상을 입혀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폐 부위 비정상적 액체인 흉수가 오래 나오기도 하여, 수술 후 입원 기간이 늘어난다.

최근 조기 검진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초기 폐암 중에서도 간유리 음영을 보이는 폐암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간유리 음영은 CT검사 사진에서 뿌옇게 보이는 부분을 말한다. 마치 유리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투명하지 않은 유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러한 간유리음영 초기 폐암은 최소 절제로 치료 가능하고, 림프절 전이가 확실히 없는 종양일 경우 림프절 절제도 불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암병원 폐암센터 흉부외과 문영규(사진) 교수 연구팀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간유리음영 초기 폐암의 성향과 예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12일 밝혔다. 관련연구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월드 저널 오브 서저리’(WJS) 최근호에 게재됐다.

초기 폐암 수술은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최소 2㎝ 이상이 되거나, 또는 종양의 직경보다 더 길게 거리를 두고 폐를 잘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문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5㎜이하에 불과해도 5년간 무재발 생존률이 10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133명의 환자들의 병리조직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간유리 음영은 병리적으로 특징적인 모양을 보이는 선암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선암에서도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짧더라도 5년간 재발 없이 모두 생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한 수술 범위에 이어 림프절 전이가 없는 종양을 확인하기 위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수술 전 1기 폐암으로 진단 받고 표준 폐암 수술 (폐엽 절제술과 종격동 림프절 청소술)을 받은 환자 486명의 예후도 분석했다. 수술 전 영상 검사로 1기를 진단 받았다고 하더라도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높은 병기로 확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조사 결과 수술 후 2기 또는 3기로 진단된 환자가 42명(8.6%)이었다. 또한 종양의 크기가 작을수록,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 일수록 림프절 전이 위험율 매우 낮았다. 즉 수술 전 검사에서 1기로 진단된 폐암 중, 종양의 크기가 작은 경우 (1.2㎝ 이하) 또는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종양 내 고형 결절의 크기 비율이 0.5미만인 경우)은 림프절 전이율이 0% 이었다.

간유리 음영을 보이는 폐암은 기존의 여러 연구들을 통해 수술 후 예후가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어, 기존의 폐엽 절제술 보다는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폐 구역 절제술이나 폐 쐐기 절제술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경우에는 종양으로 부터 얼마만큼 폐를 잘라내야 할지와, 폐 주변 림프절을 모두 떼어내는 것이 좋을지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문 교수는 “폐암은 종양의 모양이나 특성에 따라 수술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로 간유리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의 수술 범위를 더욱 정확하게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폐암 수술 전 다양한 진단 방법으로 간유리 음영의 정도와 병기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한 치료 프로토콜을 기본으로 환자와 충분히 상의 후 수술 방법을 정확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