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기무사 ‘세월호 유족 사찰’ ‘계엄령 검토’ 의혹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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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기무사 ‘세월호 유족 사찰’ ‘계엄령 검토’ 의혹 총정리

2014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공개된 의혹은…

입력 2018-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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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도 과천시 국군기무사령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권현구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늦어도 다음 주부터 특별수사단의 수사가 시작된다. 전익수(공군대령) 특별수사단장은 이르면 12일 해·공군 검사 30여 명으로 수사단을 꾸리고 수사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단은 기무사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할 전망이다. 기무사가 세월호 희생자들의 ‘수장(水葬)’을 청와대에 제안했다는 문건도 공개되면서 기무사에 대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문건 내용은…

① 세월호 참사 유가족 사찰 관여

기무사는 세월호 침몰 12일 후인 2014년 4월 28일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보름 뒤인 5월 13일 기무사 참모장(육군 소장)을 TF장으로 하는 조직이 6개월 동안 운용됐다. 기무부대원 60명이 이 TF에 투입됐고, TF는 매일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

기무사는 조직적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응에 나섰다.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 TF가 지난 2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런 식으로 접근했다. ‘유가족 요구사항 무분별 수용 분위기 근절’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유가족 스스로 분별없는 요구를 하지 않도록 국민적 비난 여론 전달”이라는 검토 의견을 적었다. 막대한 국가 예산 투입을 우려하며 ‘탐색구조 작업을 끝내도록 유가족을 설득하는 방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국방부 제공

민간인 사찰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기무사 TF는 실종자 가족의 경력과 성향을 문건으로 만들어 보고했다. ‘실종자 가족 및 가족대책위 동향’ 문건을 보면 당시 가족대책위에서 활동했던 A씨를 ‘강경’ 성향으로 분류했다. A씨가 2013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방글’을 인터넷에 게시했다는 점도 표시했다. 또 “B씨, C씨의 이성적 판단을 기대하기 곤란한 상태, 심리 안정을 위한 치료대책 강구 필요”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② 청와대에 세월호 희생자 수장(水葬) 제안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기무사 TF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수장(水葬)’을 제안한 정황도 확인된다. 기무사TF가 2014년 6월 7일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에는 미국 중국 인도 등의 ‘수장 문화’에 대해 설명하며 “각국의 해상 추모공원 관련 내용을 지속 확인하겠음”이라고 적혀 있다.

YTN 방송 화면 캡처

2014년 6월 13일 작성한 문건에서는 “실종자 수색 종료 시 전원 수습 여부와 관계없이 선체는 인양하지 않는 것으로 가족들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인양 반대 여론을 확산시켜 ‘사고원인 분석을 위한 인양 필요성 제기’ 차단”을 적기도 했다.

③ 촛불집회·탄핵정국에 계엄령·위수령 검토 문건 작성

이철희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기무사 대외비 문건은 두 건이다. 이 의원이 지난 5일 처음 공개하면서 기무사 사건의 물꼬를 튼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은 지난해 3월 작성됐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A4용지 10장 분량의 이 문건에는 ‘탄핵심판 결정에 불복한 과격 시위에 대비해 공수부대 등 병력을 투입해 이를 진압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촛불집회를 ‘과격 시위’로 간주하고 단계별로 비상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담았다. ‘위수령 발령→경비 계엄→비상계엄 시행 검토’로 단계를 정했다. 단계적으로 증원부대의 지정과 배치, 계엄사의 편성과 업무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많은 이들에겐 낯선 ‘위수령’이 먼저 등장한 것은 “국민들의 계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여기서 잠깐. ‘위수령’은 뭐고 ‘계엄령’은 뭔가.

둘 다 군 병력을 투입해 치안을 유지하도록 하는 대통령 명령이다. ‘위수령(衛戍令)’은 육군 부대가 한 지역에 계속 주둔하면서 그 지역의 경비와 치안을 담당하도록 하는 명령이다. 위수령이 군대의 주둔이 일정 지역으로 제한되는 반면 ‘계엄령(戒嚴令)’은 국가적으로 군사권이 발동되는 것을 마한다. 헌법 일부의 효력이 일시 중지되고 군대가 치안을 유지하도록 하는 국가긴급권으로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우리 현대사에서는 독재정권이 정권 유지를 하기 위해 계엄령을 이용했었다.

두 번째 문건은 2016년 10월 29일 열린 ‘박근혜 퇴진 1차 촛불집회’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10월 말~11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을 보면 기무사는 ‘시위대의 청와대 점거 시도’, ‘대통령 하야·탄핵’, ‘대통령 유고로 계엄 상황 발생’ 등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이 아니라 촛불집회 초기 단계부터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고위직의 관여 여부가 핵심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 고위직 누가 알았나

지난해 3월 작성된 문건은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됐다.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기 일주일 전인 지난해 3월 3일 쯤 한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뉴시스

한 전 장관 측은 당시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조 전 사령관에게 바로 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전 장관 측은 “문건이 유출되면 사회적 파장이 크고 군이 오해받을 소지가 있으니 모든 논의를 종결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한다. 한 전 장관은 이 건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관진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과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도 이 문건에 대해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장관, 김 전 실장, 황 전 총리까지 수사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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