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 문학수업 중 “춘향의 다리에 반했다” 언급하면 성희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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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문학수업 중 “춘향의 다리에 반했다” 언급하면 성희롱일까

입력 2018-07-13 09:26 수정 2018-07-1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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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국어교사가 수업 중 ‘남·여의 성기’와 ‘춘향의 다리’에 대한 언급에 대해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사연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연은 이렇다. 이성진 교사가 쓴 길이다.

“제가 수업 내용 중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민원을 받고 학교에서 성희롱이라고 결정하여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내용인즉

1) 구지가의 거북 머리 의미를 말할 때 남자성기라고 한 것

2) 문학교과서(비상교과서 우한용외) 공무도하가 학습활동 3번 정재서의 보기글 중 "물은 신화의 세계에서 주로 창조와 생성의 힘으로 작용한다. 바빌론 신화에서는 대지 밑을 흐르는 담수인 압수와 파도를 일으키는 바다인 티아마트가 결합하여 세상을 만들어 낸다. 세계가 물 혹은 바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은 대부분의 문명이 공유하고 있는 발상이다. 수메르 어에서 바다를 뜻하는 ‘마르(mar)’라는 단어는 자궁을 뜻하기도 한다." 에서 자궁 얘기를 했다는 것

3) 춘향전의 무대인 광한루 설명하면 이몽룡이 그네타는 춘향의 모습을 보는데 아마 치마가 날리면 다리만 보였고 그 다리에 반했다는 말 중 다리 얘기를 했다는 것을 들어 민원을 제기하였고 학교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에서 이를 토대로 해당 학급 조사를 통해 학생과 교사간의 사이가 좋지 않아 학생들이 교사를 교체해달라는 등 민원 사인이 아닌 다른 내용을 갖고 2학기 문학교사 교체 결정했다는 등을 포함해서 교장은 저에게 성희롱으로 결정했다고 통보했습니다.

1) 은 구지가 거북 머리의미는 우두머리, 군왕, 지도자, 음경을 상징한다는 건 이미 보편화된 내용입니다. 저도 수업시간에 오해하지 말고 들어라. 이건 정병욱이라는 학자가 주장한 학설이다고 설명까지 했습니다. 전체 맥락을 빼고 부모에게 남성의 성기만을 얘기하니 부모는 화가 나서 민원을 낸 것입니다.

2) 이화여대 중문과 정재서 교수의 글이 다소 어려운 내용이라 풀어서 이탈리아의 화가 보디첼리 비너스의 탄생 그림을 설명하면서 수업을 진행한 겁니다. 이 역시 전체 맥락을 빼고 수업시간에 자궁애기만 한다고 한 겁니다.

3) 소래섭 교수의 '백석의 맛' 독서 수행평가를 확인하고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음식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겠냐고 하면서 여름보양식으로 추어탕이 있는데 남원이 유명하다. 남원 광한루 옆에 추어탕집이 많다. 그러면 가는 길에 광한루에 들러 보는 것이 좋다. 광한루는 이몽룡과 춘향의 첫만남 장소이다. 실제 광한루에서 그네 타는 곳은 멀리 떨어져 있어 보일락 말락 할 정도의 거리였다. 소설은 가까이 있는 줄 묘사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그래서 그네타고 있는 춘향의 다리 정도 봤을 것이고 거기에 반한 것이 아니겠느냐식으로 말한 것을 성희롱으로 판단한 겁니다.

이에 적극 부당성으로 제기하였으며, 성희롱 사안이 아닌 다른 내용으로 확대 호도하고 있는 상황을 몰고 가기에 하도 어이가 없어 적극대응할 겁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문화혁명기의 광기를 보는듯하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다” “‘선생님께 배우는 학생들은 참 행복한 아이들이다’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참으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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