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화선 연결하고 친서 보내고, 경협 촉구… 한·미에 다각도 메시지 보내지만 비핵화는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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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화선 연결하고 친서 보내고, 경협 촉구… 한·미에 다각도 메시지 보내지만 비핵화는 속도조절

입력 2018-07-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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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2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뉴시스

북한이 한·미 양측에 연일 다각도의 친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판문점에서는 북한군과 유엔사 간 직통전화를 연결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친서를 보냈다. 남측에도 남북 경협의 조속한 활성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작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모르겠다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판문점 내 북한군과 유엔사 간 직통 전화가 다시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13일 “어제 북한이 판문점 내 북한군과 유엔사 사이 직통회선을 다시 연결하고 싶다는 뜻을 남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과 유엔사 사이 직통전화는 2013년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끊겼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유엔사 측은 북측에 전달할 메시지가 있을 때마다 핸드마이크를 이용해 전달해 왔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달 초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공개된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6·12 북미 정성회담’ 공동성명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했다. 또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표현했다.

남측을 향해서는 대남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적극적인 남북 경제협력을 촉구했다. 이날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이에 올라온 ‘지금은 남의 눈치나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은 “남조선 내부에서는 아직까지도 과거에 얽매여 남의 눈치나 살피면서 ‘대북제재’니, ‘비용문제’니, ‘속도를 낼 수 없다’느니 하는 발언들이 서슴없이 튀어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화해와 평화, 번영이라는 민족의 중대사에 대한 심히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며 “우리가 누차 강조해온 것처럼 북남협력 사업의 주인은 우리 민족 자신들인데, 자기의 평온하고 행복한 살림을 꾸리기 위해 주인들이 서로 합의하고 협력하면 그만이지 여기에 남의 눈치나 보고 남의 강요나 따를 필요가 과연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추진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동시에 적극적인 남북 경협 추진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정작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는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비핵화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또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6~7일)때 김 위원장은 미국 대표단을 만나지 않았다. 앞선 두 차례 방북 때는 김 위원장이 직접 배웅을 할 정도로 친밀감을 드러냈었다. 오히려 북한은 미국 대표단이 떠나자마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강도’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미국 측의 협상 태도에 대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반발과 회의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원하는 미군 유해송환 문제도 좀처럼 진척이 없는 상태다. 북한은 12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유해송환 회담장에 ‘준비 부족’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이 오는 15일 장성급 회담을 대안으로 제안하긴 했지만 미국 입장은 일단 바람 맞은 셈이 됐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3~6일 101명의 남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도 ‘현지시찰’을 이유로 만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대했던 청와대와 정부 당국도 머쓱해 질 수밖에 없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북한의 행동을 보면 북한이 진짜 원하는 것이 비핵화인지 아니면 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발전인지 모르겠다”며 “북한이 비핵화 속도를 늦추면 늦출수록 국제사회의 의구심과 회의론도 더 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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