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잔류파’ ‘복당파’ 호칭 두고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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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잔류파’ ‘복당파’ 호칭 두고도 신경전

김성태 “잔류파, 들어본 적 없다. 친박 흔적 지워주지 말길” vs 잔류파 “정통파라 불러다오”

입력 2018-07-13 11:41 수정 2018-07-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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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지 않고 남아있던 의원들을 지칭하는 ‘잔류파’라는 호칭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잔류파’는 친박(친박근혜)계를 비롯해 지난 2016년 말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아있는 의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최근 한국당 계파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비박(비박근혜)계 내에서도 심재철·나경원 의원 등 한국당에 남았던 인물과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등 바른정당 복당파 간에도 신경전이 극대화되면서 친박·비박 개념을 대체하는 단어로 급부상했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잔류파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라며 “오직 친박과 비박이 존재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어 “굳이 친박이라는 말이 싫어서 (친박계가) 언론에 강력한 항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없는 ‘잔류파’를 만들어서 애써 친박의 흔적을 지워주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잔류파라는 호칭이 친박계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복당파 의원도 “복당파를 ‘어려울 때 당을 떠났던 사람들’로 공격하기 위해 친박계가 교묘한 프레임을 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비(非)복당파 중에서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기류도 있다. 재선의 정용기 의원은 최근 일부 언론이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한 자신을 친박계로 분류하자 이를 반박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계를 떠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친박·비박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친박·비박으로만 우리를 규정하는 것은 우리를 과거에 묶어놓기 위한 언론의 프레임 아니냐”고 주장했다.

비복당파에서도 ‘잔류파’라는 호칭을 불쾌해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잔류파라는 단어는 마치 ‘응당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떠나지 않은 사람들’인 것 같은 뉘앙스를 주지 않느냐”며 “차라리 ‘정통파’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칭을 둘러싼 신경전은 계파 갈등이 극심한 한국당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는 탄핵 이후 신뢰할 만한 당의 구심점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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