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요동쳐서…”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된 ‘드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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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요동쳐서…”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된 ‘드가’展

이미 한차례 미뤄졌던 전시… 에드가 드가 작품 100여 점 결국 못 본다

입력 2018-08-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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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드가, <발레 연습>,1873, 포그 미술관.

8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 예정이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에드가 드가(1834∼1917) 전시가 개막 하루를 앞두고 돌연 취소됐다. 본래 전시는 7월17일 개막하려 했지만, 프랑스 당국은 한반도 정세가 요동친다는 이유로 전시허가 입장을 번복했다. 이로 인해 이미 한차례 미뤄졌던 전시는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

세종문화회관은 6일 “세종미술관 ‘드가: 새로운 시각’ 전이 취소됐다”면서 “전시기획사 ㈜이타가 작품 운송의 지속적인 연기와 이에 따른 전시 일정 축소, 사업성 감소에 따라 전시를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음을 알려왔다. 전시를 기다려준 모든 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전시할 예정이었던 드가 전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캡처)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40주년을 맞아 국내 기획사인 ㈜이타, 미국 휴스턴미술관과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에드가 드가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로, 이번 전시에는 ‘벨렐리 가족’ ‘카페에서’ ‘14살의 어린 발레리나’ ‘스타’ 등 드가 화업 30여년을 아우르는 회화, 사진, 조각 100여점이 소개될 계획이었다. 원래대로라면 100여 점에 달하는 드가 작품은 지난달 30일 국내에 입고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시 개막이 코앞에 닥쳤음에도 작품이 도착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갑작스러운 전시 취소 통보에 따라 세종미술관은 추후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철저한 준비와 검토를 거쳐 보다 신뢰 있는 미술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은 드가전 티켓이 포함된 전시·공연 패키지를 산 관람객들을 상대로 전시 취소 사실을 알리고, 환불 등 대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10월 21일까지 예정된 드가전 공백을 메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달 5월 세종문화예술회관은 드가 작품을 관리 중인 프랑스 당국 및 드가의 작품을 소유한 해외 예술 기관들로부터 “한국의 국제정치적 협상에 대한 추이를 지켜본 뒤 작품 대여 논의를 진행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들의 입장에선 만약 한반도에 전쟁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작품 관리나 반환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무사히 끝낸 6월 중순 이후에야 작품 대여 논의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전시는 무산되고 말았다.

에드가 드가, <발레 수업>,1873~1876, 오르세 미술관.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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