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집단폭행 가해자, SNS에 가게 홍보” 피해자 가족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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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집단폭행 가해자, SNS에 가게 홍보” 피해자 가족의 분노

입력 2018-08-09 17:35 수정 2018-08-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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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여전히 그날의 트라우마에 갇혀있는데, 가해자들은 곧 출소할 것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 가게 신 메뉴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을 엄벌해주세요.”

전남 순천에서 20대 남성들이 행인을 무차별 집단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집단폭행, ‘묻지마’ 폭행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제 동생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5월 28일 새벽 2시40분쯤 전남 순천 조례동 인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동생이 신호위반을 해 진입하던 차주와 일당으로부터 ‘진로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갖은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일당이 동생을 넘어트렸다. 동생은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잠시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동생이 기절했음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일당은 동생의 얼굴과 머리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주변에 말리려고 하는 이에게도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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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자는 “동생 얼굴은 공포영화에서나 볼 법한 괴물 같았다. 눈, 코, 입, 어느 한곳도 성하질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동생은 비골골절, 치아 골절 등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정신과 치료도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해자, 몸으로 때우겠다고 해”

청원자는 “속에서 천불이 났지만 동생이 받은 금전적인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 먼저 합의를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에서 먼저 손길을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되레 호기를 부리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이들은 치료비 절반도 안 되는 돈을 내민 뒤 ‘그 이상은 돈이 없어서 마련할 수 없다’며 잘라 말했다. ‘몸으로 때울 것’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합의는 포기하고 형이라도 많이 살게 하고 싶었다”는 청원자는 결국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아무리 얼굴이 많이 망가졌어도 부위 중 가장 높은 진단 주수로 형을 판단하는 현행법 때문에 사건의 심각성이 왜곡되고 있는 듯하다”고 썼다.

그는 또 “심지어 일당 중 한명은 지난해 특수폭행 혐의로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전력도 있다.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그럼에도 변호사들은 ‘보통 6개월 정도밖에 선고되지 않으니 최대 1년 6개월을 살다 나올 것’이라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피해자는 아직도 악몽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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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두달이 지난 지금도 밤마다 악몽을 꾸며 소리를 지르는 등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청원자는 “동생은 사람을 상대하는 직종에 근무하는데, 폭행을 당한 이후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손님 응대에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고 전했다. 또 “순천시내 동일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소문이 다 난 상태라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집단폭행은 피해자 가족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안겼다. 청원자는 “집단폭행 일당은 제 동생만 폭행한 게 아니라 동생 가족 모두를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생 가족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생계에 타격까지 받았다”며 “위자료는커녕 치료비를 한푼도 보상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다 낫지도 않은 몸을 이끌고 생계를 위해 다시 일터로 나가야 했다. 올케 역시 출산휴가를 다 쓰지도 못하고 복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구속된 이들은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교도관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장난까지 쳤다. 한명은 곧 나올 사람처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 가게 신메뉴를 홍보하기도 했다”고 썼다. 또 “불구속 수사를 받는 다른 한명도 SNS에 ‘잘 살고 있다’는 식의 근황을 알리고 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진까지 올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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