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폭염에 곡물·채소 가격 급등…“식량 파동 또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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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폭염에 곡물·채소 가격 급등…“식량 파동 또 오나”

2007년 곡물 파동 재현 우려… 밀 공급은 심각한 수준

입력 2018-08-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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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미국 워싱턴주의 한 밀밭에서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AP뉴시스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먹거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례적으로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자 국가를 가리지 않고 밀을 포함한 곡물과 채소의 수확이 줄고 가격은 오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7년 곡물 파동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대 밀 생산 지역인 유럽연합(EU) 28개국은 올해 밀 수확량이 6년 만에 최저치인 1억3000만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농업 자문기구의 분석을 인용해 발표했다. 특히 최대 밀 수출국 중 하나인 독일은 수확량이 20.3%까지 폭락하며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일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농업 재해 보험회사는 농업 부문에서 2억1000만 유로(약 2725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름철에도 온화한 기후를 띈다고 알려진 스웨덴마저 밀을 포함한 주요 곡물 수확량이 35% 줄어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수확량이 주는 동시에 가격은 올랐다. 영국에서는 당근의 수확률이 최소 30% 줄면서 평균 도매가가 55% 올랐다. 양파의 경우 도매가가 전년 대비 55%, 콜리플라워는 무려 81%까지 치솟았다. 폭염으로 현재까지 138명이 숨진 일본에서는 일부 채소가격이 이전보다 65%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농림수산성 관계자는 “폭염이 몇 주간 더 지속된다면 채소가격이 심하게 변동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먹거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면서 곡물 파동이 또 한 번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농업협동조합 DRV는 “올해 곡물 수확량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수요보다 적을 것”이라며 독일이 곡물을 수입해야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예고했다. 오스트리아 농업 전문가들도 곡물 생산량이 국내 수요의 80%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이상 기후가 식량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지난 3주간 유럽과 미국에서 곡물가가 20% 이상 오르면서 세계적으로 밀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이러한 현상은 2007년 곡물 파동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2007년 당시 최대 곡물 생산국들은 이상기후로 밀 등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자 수출량을 제한하거나 수출 금지를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폭염의 여파가 덜했던 미국은 올해 반사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6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은 3년 만에 최고치인 5000부셸(약 27.2kg)당 582.75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농부들에게는 올해가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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