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건국절 논란, 박근혜 “1948년” vs 문재인 “1919년”

국민일보

다시 불붙은 건국절 논란, 박근혜 “1948년” vs 문재인 “1919년”

한국당 “1948년 건국으로 봐야” vs 민주당 “해묵은 이념 논쟁”

입력 2018-08-15 11:29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을 맞아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방한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문석진(왼쪽 다섯번째) 서대문구청장과 만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73주년 광복절을 맞아 또다시 건국절 논쟁에 불이 붙었다. 광복절은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국경일이다. 하지만 사회 안팎에서는 건국절에 대해 각계각층이 논쟁이 남아있다. 특히 진보진영은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일인 1919년 4월 13일로 보는 반면, 보수진영은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보고 있다.

건국절 논란은 광복절 즈음해서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진보진영은 지금까지 우리 헌법이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때를 대한민국의 건국절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우리 헌법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한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보수진영은 국가의 3요소인 국민과 영토, 주권을 모두 갖춘 현대 국가의 모습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있다.

진영 논리에 따라 건국절 논란이 진행되다 보니 각 정권이 보는 건국일은 달랐다. 이명박 정부는 1948년을 기준으로 당시 건국 60주년 사업을 진행했고, 박근혜 정부는 국정역사교과서에 1948년 건국절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기념식에서 “2019년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1919년 건국’을 규정한 바 있다.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찾은 아이들이 태극기광장에서 뛰어 놀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재차 ‘1948년 건국절’ 논쟁을 다시 도마 위에 올린 것이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건국 정신이 어디서 오든 1948년에 주권과 영토가 모두 갖춰졌다는 측면에서 1948년을 건국절로 봐야 한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의 해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5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해묵은 이념 논쟁을 시도하고 있다. 광복절을 갈등의 장으로 만들어 보수세력의 결집을 꾀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정치는 그 어느 것보다 역사 앞에 당당해야 한다. 한국당이 생각하는 헌법정신과 역사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대한민국은 매우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국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백해무익한 논쟁이 아닌 생산적인 비판과 발전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좌우의 어떤 건국절 주장도 폐기되어야 옳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14일 SNS에 “우리나라는 유럽의 오래된 나라보다 더 유구한 나라이기 때문에 건국절 대신 단군왕검이 나라를 처음 개창한 것으로 알려진 10월3일을 ‘개천절’로 기념하고,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해방되고 정부가 수립된 8월15일을 ‘광복절’과 ‘정부수립일’로 기념해 왔다”며 “국가기념일로서는 이것으로 이미 충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기념일을 제정하지 않고 기존의 ‘개천절’과 ‘광복절’을 기념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15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도올 한신대 석좌교수는 건국절 논쟁에 대해 “정부가 들어선 것이지 국가가 세워진 것은 아니므로 1919년을 건국절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3·1민족독립항쟁은 전세계의 조선 민중들이 모두 참석해 임시정부를 만든 것이다.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뉴라이트들로, 이들은 친일파의 역사를 없애기 위해 1948년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나라는 이미 있었다. 민족의 독립을 말하는 것이지 건국을 말하는 게 아니다. 건국과 정부수립을 혼돈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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