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퇴근길 지친 가장을 미소 짓게한 “고맙습니다”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퇴근길 지친 가장을 미소 짓게한 “고맙습니다”

입력 2018-09-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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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최근 누군가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적이 있나요? 배려를 받았다면 당연히 따라붙는 감사의 표현인데요. 세상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미안합니다’와 함께 자주 들을 수 없게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편의점 알바생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로 꼽을 정도니까요.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12일 한 네티즌이 전날 퇴근길에 겪은 일화를 한 커뮤니티에 공유했는데요. “훈훈하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A씨는 여느 때처럼 승용차를 몰고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는데요. 때마침 광장에서 놀던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멈칫거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아파트 출입구와 가까워 차량 통행이 잦은 곳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주저했던 거죠.

아이들을 목격한 A씨는 즉시 차를 멈춰 세운 뒤 ‘지나가라’는 말과 함께 손짓했습니다.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말이죠.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배운대로 한 손을 들고 도로를 가로질렀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한 아이의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들려왔다고 합니다. 배꼽인사도 빼먹지 않았다네요. 다른 아이들도 “고맙습니다” “안녕히가세요”라고 뒤따라 합창했다고 합니다. A씨 역시 “그래 안녕”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세 살 배기 아들있다는 A씨는 아이들의 모습보고 “마음이 뭉클해졌다”며 “회사 업무에 지쳐서 무거웠던 퇴근길이 참 가볍게 느껴졌던 하루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의 ‘고맙습니다’ 한마디가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행복했다”고 적었습니다.

어쩌면 별일 아닌 것 같아도 말 한마디가 전하는 감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글이 모습은 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어둠이 내리는 퇴근길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A씨와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더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네티즌들은 “자라면서 점점 잊혀져 가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며칠 전 고등학생 세 명 지나가는데 먼저 지나가게 했더니 인사 꾸벅 하고 가더라구요. 분명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걸 텐데 왜 어른이 되면 변하는지 안타깝네요”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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