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살 여성 10명 중 4명은 인도인…조혼풍습 만연한 게 원인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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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살 여성 10명 중 4명은 인도인…조혼풍습 만연한 게 원인 됐나

조혼(早婚)율 27%, 가정폭력에 무방비

입력 2018-09-14 13:24 수정 2018-09-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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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통 혼례복을 입은 미성년 신부가 지난해 4월 마디아 프라데시주 힌두교 사원에서 예식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10년새 조혼 풍습이 절반 가까이 줄어으나 여전히 많은 여성이 이른 결혼으로 고통받고 있다. AP뉴시스


전 세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여성 중 인도여성의 수가 가장 많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인권이 열악한 것이 자살률을 높인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이날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 자살 여성 중 36.6%가 인도인이라고 보도했다. 인도가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자살률만으로 따져도 인도와 사회·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 3배 높았다.

조혼(早婚) 풍습이 여성 자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나이에 결혼한 여성들은 남편과 시댁에게 완전히 종속되는 경향이 있다. 인도에서는 기혼 여성의 62%가 남편의 폭력을 정당하다고 믿는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보고서는 “인도에서 결혼은 조혼과 이른 출산, 낮은 사회적 지위, 가정폭력, 경제적 의존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여성을 자살 위험에 더 노출시킨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조혼이 성행한다. 유니세프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여성의 27%는 법적 결혼 연령인 18세 이전에 결혼한다. 그나마 2010년에는 47%에 이르렀다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자살자들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9세 이하가 월등히 많았다.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자살한 여성을 분석한 결과 15~39세가 71%에 이렀다. 인도인구재단의 푸남 무트레자 이사는 “이런 연구 결과는 인도의 여성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인도에서 여성은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엄마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남성 자살률도 높다. 자살 사망자 수 자체는 여성보다 많다. 2016년에 인도에서 약 23만 명이 자살했는데 이 중 13만5000명이 남성이었다. 전 세계 자살 남성 24%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수다. 이 때문에 인도의 공중보건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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