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영상’이 성추행 안 했다는 증거?… “본인에 유리한 일부 영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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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영상’이 성추행 안 했다는 증거?… “본인에 유리한 일부 영상” 비판

입력 2018-09-14 16:34 수정 2018-09-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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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우 조덕제 페이스북 영상 캡처

영화 촬영 중 사전합의 없이 상대배우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최종 유죄를 선고받은 배우 조덕제(50·본명 조득제)가 억울함을 주장하며 사건 당일 영상을 공개했다. “‘문제의 장면’을 보고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1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뿐인데다, 법원 판결문의 유죄 판단 근거들과도 큰 관련성이 없어 무죄를 호소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피해 배우 측도 “본인에게 일부 영상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씨는 13일 페이스북에 “영화촬영 중에 성추행했다는 희대의 색마가 바로 저 조덕제란 말인가?”로 시작하는 게시글과 함께 영상 및 사진을 게재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가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한 뒤였다.

조씨는 “저 조덕제가 연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저들 주장대로 성폭행을 한 것인지 문제의 장면을 보고 판단해 달라”며 “대법원 판결은 성폭력으로 최종 인정했지만 저는 연기자로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처음 공개하는 장면영상”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48초의 짧은 영상이다. 영상에는 조씨가 문을 열고 들어와 상대 배우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하려한 뒤 거절당하자 어깨를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을 연기한 장면이다. 조씨는 이를 ‘문제의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사건의 핵심, 즉 조씨가 촬영 중 사전 합의 없이 상대 배우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부위를 만진 장면은 없다. 또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 앞쪽으로 손을 집어넣어 신체부위를 만졌다는 것인데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직접적으로 본 증인은 없다”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 자체가 유무죄의 핵심근거가 아니었던 셈이다.

대법원이 조씨 측의 상고를 기각하며 옳다고 인정한 2심의 판결문에는 조씨가 상대배우와 사전합의 없이 불필요하게 하의를 내리려 한 정황이 담겼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신은 상반신 위주로 촬영하기로 예정돼있던 것이어서 피해자의 바지를 실제로 내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고 감독이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은 실제로 피해자의 바지를 내리려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조씨의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내용도 담겼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입은 등산복바지는 고무줄밴드로 돼 있고 피해자는 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바지를 내리려고 했지만 벨트 때문에 내릴 수 없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당시 신체부위를 만진 이유, 자신의 속옷 안으로 세 번이나 손을 넣은 이유 등을 따져 묻는 피해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피해자인 배우 반민정씨 측도 조씨의 영상공개에 2차 가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씨 측 변호인 이학주 변호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영상을 유리하게 추려서 내보낸 것”이라며 “대법원 유죄 판결이 났는데도 그런 영상을 보내서 강제추행 하지 않았다는 건데, 그런 부분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성폭력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그런 영상을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통령도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면 법적인 판단을 받는 것인데 이 나라 판결을 무시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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