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여서 못 옮겨” 폐쇄된 동물원에 9개월째 방치된 ‘큰돌고래’(영상)

국민일보

“사유지여서 못 옮겨” 폐쇄된 동물원에 9개월째 방치된 ‘큰돌고래’(영상)

시당국 “동물들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누보사키 마린파크 측에 있어”

입력 2018-10-02 14:15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이누보사키 마린파크에 방치된 큰돌고래 '허니'의 모습. 피스(PEACE) 홈페이지

지난달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사살되는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동물원 직원이 출입문의 잠금 장치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발생한 사건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동물원 폐지’ 여론까지 등장하는 등 ‘동물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동물권에 대한 관심은 해외에서도 뜨거운 모양이다. 일본 지바현 조시시의 한 해양공원에서 돌고래, 펭귄 등을 비롯한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9개월째 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누보사키 마린파크라는 이 해양공원은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노출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 결과 경영상의 이유로 지난 1월 문을 닫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큰돌고래 ‘허니’, 훔볼트 펭귄 46마리, 물고기와 파충류 등 수백 마리의 동물들은 떠나지 못했다. 이들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동물원에 갇혀 있다.

비록 동물보호법에 따라 몇몇 직원이 한 달에 한 번 먹이를 주고 있지만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큰돌고래 ‘허니’는 심한 화상을 입었다. 펭귄들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무너진 우리 속에 방치돼 있다.

이누보사키 마린파크에 방치된 큰돌고래 '허니'의 모습. 피스(PEACE) 홈페이지

CNN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 8월 방치된 동물들을 옮기려 하는 동물 보호단체 피스(PEACE)의 노력을 보도했다. 피스 회원들은 지난 2월 동물들이 방치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공론화 시키려고 노력했다. 회원들은 방치된 동물들의 사진과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조시시 당국에 동물들의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넣었다. 1400명이 넘는 동물운동가들도 조시시에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시당국은 “해당 해양공원은 사유지로 분류되기 때문에, 동물들에 대한 모든 권리와 책임은 이누보사키 마린파크 측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시시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 언론들이 이누보사키 마린파크 측과 접촉을 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을 수 없었다.

큰돌고래 ‘허니’는 2005년 돌고래 학살지로 알려진 다이지 지역에서 생포돼 이누보사키로 팔려왔다. 마린파크 측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방치된 동물들의 이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 인턴기자

많이 본 기사

포토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