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고양이, 불안에 떨더라” 김진태, 국감장 동물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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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갈고양이, 불안에 떨더라” 김진태, 국감장 동물학대 논란

고양이과 동물, 낯선 환경서 스트레스 받는 예민한 종

입력 2018-10-10 16:30 수정 2018-10-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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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뉴시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 철창에 갇힌 새끼 벵갈고양이를 데리고 나왔다. 낯선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예민한 종으로 알려져있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 의원은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얼마 전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뽀롱이’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무리하게 퓨마를 사살했다고 주장하며 이색 증인을 신청했다. 장내에 등장한 의문의 철창 안에는 새끼 벵갈고양이가 들어있었다.


김 의원은 “사살된 퓨마랑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며 “동물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되지 않나. 한번 보라고 저 작은 동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일 저녁에 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했는데 아주 전광석화처럼 사살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눈치도 없는 퓨마가 하필이면 그날(남북 정상회담 당일) 탈출해서 인터넷 실시간검색어 1위를 했다”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퓨마 탈출 소동이 남북 정상회담 이슈보다 화제를 모으자 이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사살을 결정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빚어졌다. 그는 아직 벵갈고양이가 도착하지 않았다며 질의 순서를 뒤로 바꾸거나, 속기사석에 고양이 철창을 두려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퓨마를 무리하게 사살했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새끼 고양이까지 대동했지만 일각에서는 “또 다른 모습의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양이 전문 블로거는 벵갈고양이 기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성격은 다소 예민해 거친 모습을 가끔 보일 때가 있다. 경계심을 보이며 재빨리 움직인다. ​마치 호기심 많은 표범처럼 활동적이다. 스트레스에 약하니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고양이과 동물은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것 자체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반려묘를 동물병원 등 낯선 공간으로 부득이하게 옮겨야 할 경우 철창에 가림막을 쳐줘야 한다. 특히 벵갈고양이는 예민하고 자립심이 강한 종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 벵갈고양이는 사람이 북적이는 국정감사장 한 가운데에 놓인 채 낯선 공간에서 낯선 시선들을 견뎌야 했다. 여기다 플래시 세례까지 받아야 했다. 고양이뿐 아니라 대다수 동물들은 빛에 민감하다. 플래시 불빛만으로도 순간적으로 앞이 안 보일 수 있다. 더욱이 주변 상황에 예민하고 약할 수밖에 없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고양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문자까지 보내 “고양이를 보러 오라”며 홍보했다. 그가 보낸 문자에는 “백문이 불여일견. 김진태 의원은 10일 정무위 국감에서 벵갈고양이를 등장시켜 화제를 모을 예정. 의원실에서는 국감을 위해 어렵사리 벵갈고양이를 공수해 며칠간 닭가슴살과 참치 등을 먹이며 깜짝 이색 증인을 준비했다”고 적혀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에서 작은 우리에 갇힌 벵갈고양이 눈빛을 봤는데, 사방을 불안에 떨면서 주시하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학대 차원에서 질의를 했는데 과연 우리 안에 갇힌 벵갈고양이를 가져온 것은 동물학대가 아닌지(모르겠다). 퓨마 이슈를 동물학대 차원에서 접근했는데 약 1000만명 이상 반려동물 애호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학대행위가 있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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