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예비신부 살해 사건, 전말을 공개한다” 피해자 외삼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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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예비신부 살해 사건, 전말을 공개한다” 피해자 외삼촌 글

입력 2018-11-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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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이씨 유족이 올린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20대 여성의 외삼촌이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려 가해자의 계획범죄를 주장했다. 외삼촌은 “조카의 억울함을 제발 풀어달라”며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건 당일 행적을 자세히 적었다.

A씨의 조카 이모(23)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강원도 춘천 후평동에 있는 남자친구 심모(27)씨 자택에서 심씨에 의해 살해됐다. 심씨는 이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이씨는 심씨와 3개월정도 교제했다. 사귄 기간은 짧았지만 심씨가 적극적으로 결혼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후 이씨는 부모에게 심씨의 인적사항, 학력 등을 자세히 소개했고 이씨 부모는 두 사람의 교제를 허락했다.

A씨는 이씨가 심씨의 아버지 때문에 결혼 준비를 서두르게 됐다고 했다. 심씨 아버지가 내년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축의금을 고려하면 그보다 앞서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서울의 유명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었다. 그러나 심씨가 퇴사 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2층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자며 설득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조카의 친구 말로는 이씨와 심씨가 혼수를 안 하기로 합의했었다”고 했다.

심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혼집 장만 등 혼수 문제로 이씨와 다툼을 벌였고,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양가 상견례가 아직 이뤄지기도 전이었기 때문에 양측 부모 사이에 혼수로 갈등을 빚은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A씨에 따르면 이씨는 갓 입사한 회사를 그만둔 뒤 연고도 없는 춘천에서 사는 것을 아쉬워했던 것은 맞지만, 서울과 춘천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지역에 작은 아파트를 구하려 했다. 일부 금액은 대출받아 심씨와 함께 갚고, 나머지 금액은 자신의 부모의 도움을 받으려는 게 이씨 계획이었다. 이씨는 이를 심씨와 상의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건 당일 심씨에게 연락이왔다. 심씨는 돌연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며 퇴근 후 춘천으로 오라고 요구했다. A씨는 “조카가 사정이 있다며 거절했지만 끈질긴 요구 끝에 어쩔 수 없이 갔다”고 했다. 이씨 유족은 이 점에 주목했다. 심씨가 이씨를 유인했다는 것이다.

A씨는 심씨가 이씨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점도 수상히 여겼다. 춘천에 도착한 이씨는 심씨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2층에 있는 옥탑방에서 대화를 나눴는데, 심씨는 이때 이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씨가 숨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기도 했다. A씨는 “이런 정황 때문에 유족은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씨는 범행 후 옷을 갈아입고 집 밖으로 나와 본인 여동생에게 전화했다. ‘오빠 노릇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이후 지인의 집으로 도망갔다. 살해 후 30분도 안 돼서 도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심씨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심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이 자택을 찾았다가 숨져있는 이씨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인의 집에서 숨어있는 심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1일 심씨를 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심씨의 사건 당일 행적과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복원을 통해 수사했으나 계획 살인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지난달 31일 심씨의 계획 살인을 주장하는 내용의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청원은 2일 오후 4시50분 기준 6만3158명의 동의를 얻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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