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필용 사건’ 강제 전역 무효…45년 만에 억울함 푼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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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용 사건’ 강제 전역 무효…45년 만에 억울함 푼 박정기

입력 2018-11-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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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박정희 정권 당시 발생한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강제 전역한 박정기(83)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45년 만에 억울함을 풀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최근 박 전 사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박 전 사장은 1958년 소위로 임관한 후 중령으로 진급해 제722포병대대장으로 근무 중이던 1973년에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강제전역했다.

윤필용 사건은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었던 윤필용 소장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해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윤 소장과 측근 군 간부 등 13명이 처벌된 사건이다.

박 전 사장은 “보안사 조사관들의 강요, 폭행, 협박으로 전역 지원서를 작성했다”며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지난 1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박 전 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이 서빙고 분실로 끌려와 고문을 당하고, 보안사 조사관이 제시하는 전역 지원서에 강제로 서명했다는 취지의 관련자 진술이 있다”며 “박 전 사장도 조사 첫날 윤 소장 및 하나회 명단 관련 조사를 받았고, 예편하라는 협박과 회유를 당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사장이 이를 거부하자 특실이라 부르는 어두운 방으로 데려갔고, 옆방에서 나는 비명과 숨넘어가는 소리를 듣고 공포감에 예편서를 썼다”며 “조사관들의 강요 등으로 전역 지원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 22세 소위로 임관했고 전역 당시 37세 중령이었던 점에 비춰, 자진해서 전역을 지원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전역 처분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박 전 사장은 전역 후 전두환 정부 시절 한국중공업과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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