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초이를 통해 돌아보는 그리스도인

국민일보

유진 초이를 통해 돌아보는 그리스도인

문화선교연구원 김지혜 목사 “유진 곁엔 카일 등 진실된 친구가 있었다”

입력 2018-11-06 15:43 수정 2018-11-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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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종영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은 20세기 초 대한제국 시대 이름 없는 선조들 특히 의병들의 존재를 일깨우는 드라마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조선을 상징하는 인물 고애신(김태리 역)을 제외한 주요 인물은 모두 조선을 떠난 이들이었다. 자신의 혈육이 지운 짐으로부터 도망친 김희성(변요한 역), 살아남기 위해 떠난 유진 초이(이병헌 역)와 구동매(유연석 역), 혈육이 팔아넘긴 쿠도 히나(김민정 역) 등 조선과 이방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선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헌신했다.

문화선교연구원(백광훈 원장) 책임연구원 김지혜 목사는 최근 홈페이지에서 ‘유진 초이를 통해 돌아보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주인공 유진 초이에게서 살펴볼 수 있는 기독교 관점을 나눴다.


유진 초이는 노비에서 자유인이 된 인물이다. 어린 시절, 외부대신의 눈에 든 어머니를 지키다 아버지는 멍석말이로 죽고, 어머니는 아들을 살리려다 우물에 몸을 던졌다. 노비인 부모를 잃고 주인집에서 도망친 어린 유진은 머리 둘 곳이 없어 머나먼 이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미국인이 되어 조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애신의 곁에 서서 나란히 걸을 수 있고, 위험한 상황마다 애신을 보호하고, 고종 황제의 휘하에서 조선의 군사 고문관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가 미 해병대 대위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유진은 조선인도 미국인도 아닌 이방인이었다. 미국에서 유진은 환영받지 못했다. 신분제로부터 자유로워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인종차별이었다. 미국 시민권을 얻고 목숨을 건 전투에서 승리해 훈장에 특진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는 곳마다 멸시 어린 주목을 받곤 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자유로 불평이나 무기력, 회피를 선택하지 않았다”면서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진짜 이방인’이 되기를 선택한다. 하나님 나라에서 이 세상으로 소풍 나온 그리스도인들처럼 말이다”고 말했다.

19세기 말 조선의 것과 일제의 것, 서구의 것이 뒤섞여 혼란스럽고, 돈만 있으면 노비 신분을 벗을 수 있고, 양반이 될 수 있었던 시대에 기독교 복음은 대가 없이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선포했다. 유진은 이 복음으로 자유를 얻고 삶의 구원을 얻었다. 동시에 이방인으로 사는 삶도 얻었다.


김 목사는 “유진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은 것은 모르겠으나 분명한 점은 그가 자유인이자 이방인으로서 기독교 복음을 누구보다 깊이 경험했고 요셉을 따라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고 밝혔다.

유진이 폭풍 같은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아들의 생을 자신의 목숨과 맞바꾼 어머니, 다른 미국인들과 싸우면서까지 친구가 되어준 보스 카일, 사랑하는 애신, 그리고 조선도, 미국도 끌어안지 않은 유진을 거두고 평생 그를 위해 기도한 선교사 요셉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진이 미국에 갓 도착했을 때, 요셉은 유진의 미국식 이름을 새로 짓지 않고, 조선에서 부르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대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한 집안의 아버지(아브람)를 열국의 아버지(아브라함)로, 한 집안의 어머니(사래)를 열국의 어머니(사라)로 이름을 바꾸어주신 것이 그들에게 주신 새로운 비전을 암시하는 것처럼, 한 선교사는 한 어린 노비를 고귀하고 위대한 자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아들로 삼았다”고 말했다.

요셉을 따라 유진은 마치 야곱과 같이 요셉이 믿었던 하나님의 이름을 간절하게 부른다. 선교사이자 요셉의 아버지였던 요셉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신이 너와 함께 하기를 축복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베푼다. 결국, 그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 그의 죽음으로 살게 된 애신은 새로운 의병들을 양성하며 독립된 조선의 미래를 빚어나간다.

김 목사는 구속의 은혜를 누리는 자유자, 그리고 이 땅에 잠시 머물기 위해 나아온 이방인으로서 신앙인의 자아는 홀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나님과 나, 그리고 너와의 관계 안에서 신앙이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신앙인으로서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고 하나님에 대한 충성과 신뢰는 이웃에게 어떻게 향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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