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울산 폐지 할머니 폭행에서 구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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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울산 폐지 할머니 폭행에서 구한 학생들

입력 2018-11-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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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폐지를 줍던 70대 할머니가 만취한 2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할 때 그 앞을 막아선 건 고등학생들이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9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할머니(77)가 술에 취한 A씨(25)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19일 밝혔다.

취업준비생인 A씨는 이날 친구와 술을 마시고 오후 9시45분쯤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근처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할머니와 시비가 붙었다. 할머니가 혼잣말을 하자 자신에게 하는 말로 오해해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할머니가 나한테 뭐라고 하는 줄 알고 화가 나 때렸다. 술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상황을 종료시킨 이들은 근처를 지나가던 고등학생 3명이었다. 이들은 A씨를 제지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

뉴스1 20일 보도에 따르면 울산기술공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경문, 김준엽, 하철민군은 상황을 목격하고 망설임없이 A씨를 막아섰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좋은 철민군과 경문군이 A씨를 제지하고 준엽군이 재빨리 경찰에 신고했다.

철민군은 “무섭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복싱을 해오며 스포츠재활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A씨가 술에 취해 혀가 꼬인 상태로 마구잡이로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에 신고하려면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사건 이후 치료를 받고 늦은 새벽 귀가했다. 현재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계속해 폐지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는 “학생들이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착한 일 많이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할머니 몸이 괜찮아 다행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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